삼성전자 반도체 1분기 2조원대 적자 가능성…투자·생산 '보수적'

증권가는 1분기 2조원대 적자 추정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겨우 적자를 면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올해 1분기 업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보수적인 투자와 생산을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올해 1분기 2조원대 적자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1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 여부에 대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더라도 세계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메모리반도체 생산능력(캐파)은 축소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기존 라인들에서 장비 보수 및 재배치를 통한 라인 운용 최적화를 실시하고 성숙(레거시) 공정 설비를 최첨단 미세공정으로 급격히 전환한다고 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생산 증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과정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라인에서 장비를 보수하고 재배치를 하는 동안 웨이퍼처리량이 감소하고, 레거시 공정을 최첨단 공정으로 급격히 전환하면 초기 수율 부진 시기에 생산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R&D 용 엔지니어링 웨이퍼투입량을 늘리는 것 역시 양산 웨이퍼 투입량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실질적 생산량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삼성전자의 실질적 감산이(생산설비 재배치, 라인 유지보수 강화, 설비투자 내 R&D 생산능력 확대) 인위적 감산(가동률 조정, 웨이퍼 투입량 감소)보다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실질적 감산은 6~7월부터 메모리 반도체 수급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투자가 작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투자가 올해 메모리 공급과 무관한 미래투자(EUV, 인프라)로 책정됐다"며 "사실상 올해 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13%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보수적 투자와 생산 기조를 결정한 것은 올해 1분기에도 반도체 업황이 상당히 안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27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적자를 겨우 면한 반도체부문은 고객사 재고조정 지속으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유지되는 상황이어서 올해 1분기 적자전환이 불가피하다.

증권가에서는 적자 규모를 2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적자 규모를 2조7600억원 수준으로 내다봤고 키움증권도 2조원을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과 KB증권도 각각 2조1000억원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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