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디커플링은 미사여구인가'

미·중 교역량 최대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지난해 미국이 중국과 힘겨루기를 하며 탈 중국에 나섰지만 양국 간 실제 교역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치·외교 분쟁이 연일 격화되고 있지만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실현하기 힘들 정도로 양국 간의 경제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오는 2월에 발표될 지난해 미·중 교역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거나 그에 근접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인구조사국이 집계한 1월부터 11월까지의 자료에 과거 5년간의 12월 교역량 평균치를 더한 예측이다. 미국의 11월까지 중국에 수출한 품목을 분야별로 보면 전자제품이 100억2000만달러(약 12조3919억원)로 가장 많다. 생명공학 부문과 항공 우주 분야가 각각 50억8000만달러, 40억80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블룸버그는 "반 중국 외교 노선에 대한 미국의 초당적 합의가 형성된 상황인데도 이같은 수치가 나온 것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며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확장에 맞서 대항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두 나라의 경제가 깊이 얽혀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교역량 증가의 원인으로는 양 국 간 경제 효율성 확대가 꼽혔다.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 외교정책 선임 연구원 데이비드 달러는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미·중 무역이 경제 효율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기업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워싱턴 정가가 옹호하는 엄격한 디커플링은 미국 국민의 생활 수준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자국민의 생활 수준과 경제 성장이 안정되려면 미국과의 교역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이 미국의 대중 관세 규제와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도 17일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미국의 보호주의와 고립주의 정책을 비판하는 한편, 중국이 세계화에서 멀어져 시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는 시각도 의식한 발언이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 간의 교역량 확대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중국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중국에 머무를 것이라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며 "아직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기꺼이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라시아그룹 선임 애널리스트 알리 와인 역시 "디커플링에 대한 미사여구만이 현실을 앞지르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경제적 관계를 완전히 끊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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