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美우방국 UAE가 이란에 적대적이라 추정'

김강석 한국외대 아랍어학과 교수 YTN 인터뷰
"韓, 중동 국가 경제 관점에서만 바라봐"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레이트(UAE) 적은 이란' 발언과 관련해, 김강석 한국외대 아랍어학과 교수는 "최근의 UAE-이란의 화해 분위기를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발언이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신중하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UAE와 이란의 관계는 갈등적 측면도 있지만, 역사적으로 변화해 왔다"라며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핵 협상이 잘 안 풀리면서 악화 국면인데, UAE가 미국의 우방국이니까 이란에 대해서도 적대적이지 않을까 추정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최근의 양국관계 동향을 면밀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부대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UAE와 이란이 주적이 될 수 없는 관계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주적이라는 개념을 UAE와 이란의 관계에서 규정하기엔 과하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역사적으로 두 국가가 영유권 분쟁 등 외교적 갈등을 겪어왔지만, 무역 규모는 상당한 수준의 경제 협력국이라고 설명했다. 또 UAE는 관광산업과 경제 부흥에 관심이 많아 안보 불안을 일으키는 군사적 대결은 피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양국의 역사에 대해 무지하다'고 비판한 이란 정부 입장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의 눈치를 많이 보고 경제 제재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중동 국가를 '경제적 기회의 땅'이라는 식의 경제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제2의 중동 붐' 분위기가 조성될 때 (경제뿐 아니라) 한국과 중동 관계가 지속가능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그 지역의 역사나 문화, 언어를 장기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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