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준형기자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베트남이 지난해 한국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올라섰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30년 만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최대 무역수지 적자국 자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베트남 무역수지는 342억5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베트남 수출이 609억8000만달러로 수입(267억2000만달러)을 큰 폭으로 상회한 결과다. 한국이 교역국에서 낸 무역흑자 중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이었던 미국에서 낸 무역흑자(280억4000만달러)보다 62억1000만달러 많다.
베트남이 연간 기준 한국 최대 무역 흑자국에 오른 건 1992년 수교를 맺은 후 처음이다. 지난 30년 동안 양국이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무역수지 흑자 폭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대베트남 무역수지는 1992년 수교 첫해 3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후 줄곧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대미 수출은 1098억2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신흥시장인 인도에 수출한 금액은 188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 같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2021년 한국 무역 흑자국 5위를 기록했던 인도는 지난해 4위로 올라섰다.
대중 무역흑자는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는 12억5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 규모는 22위에 불과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무역 흑자국 3위를 기록하다가 1년 만에 20위권으로 밀려난 셈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대중 수출이 감소했지만 리튬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대중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중국으로 중계무역이 많은 대홍콩 무역흑자 규모도 2021년 353억달러에서 지난해 257억9000만달러로 대폭 줄었다.
적자 교역국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지난해 한국 최대 무역 적자국은 367억1000달러 적자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했다. 2위는 260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호주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갈등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수입액도 덩달아 늘어난 결과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는 각각 한국의 최대 원유, 천연가스 수입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