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주군, '北 미사일 추적' 군-민간 탐지정보 통합 추진

기상위성·초소형 군집위성 등 결합 관측

제임스 디킨슨 미 우주군사령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미 우주군이 북한의 미사일에 조기 대응하기 위해 군과 민간 탐지정보의 통합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군 자산으로 탐지하는 정보와 민간 자산에 의해 수집된 정보까지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뒤 한국과 일본, 태평양 괌, 미 본토 등을 위협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조기 대응하겠다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제임스 디킨슨 미 우주군사령관은 29일(현지시간) 미 우주군 사령관 미 공군협회 소속 미첼인스티튜트가 주최한 포럼에서 "북한의 모든 미사일 활동과 관련해 가능한 한 많은 경보를 줄 수 있도록 탐지 통합체계(architecture)를 구축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창설된 우주군구성군사령부가 인태사와 주한미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의 답이었다.

디킨슨 사령관은 "원래는 우주 영역 파악 목적으로 고안되지 않았던 미 자산을 살펴보고 있고, 또 미 국방부에 있는 탐지 센서들을 통합하는 구조를 어떻게 구축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한 체계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 협력국에 가능한 한 가장 빠른 경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통합체계에 민간 시스템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디킨슨 사령관의 답변은 인태사와 주한미군에 설치하는 우주군의 주요 임무가 어떤 것인지 시사한다. 각종 탐지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미국과 동맹국이 미사일 위협에 최단 시간에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미군은 지난 23일 본토 밖에서는 처음으로 인태사에 우주군사령부를 출범시켰으며, 연내에 주한미군과 중부사령부에도 우주군사령부가 창설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국이 다른 전투사령부에 앞서 인태사와 주한미군에 우주군구성군사령부를 설치하는 것은 미국이 최대 경쟁상대로 꼽는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한 데 따른 결정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해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비행 능력을 입증했으며, 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 미사일 능력을 날로 고도화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8일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상민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우주군이 보유한 경보위성만으로는 북한 미사일 이동발사차량(TEL) 등 미사일 활동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다"며 "디킨슨 사령관의 발언은 미국이 보유한 모든 자산의 정보를 통합해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위성과 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의 정보를 5세대 초고속통신망으로 연계해 통합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북한과 중국의 초음속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탐지·대응 속도를 현재보다 훨씬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킨슨 사령관이 통합 대상 자산정보를 구체적으로 열거하진 않았지만, 기상위성 정보나 민간의 초소형 군집위성 정보 등이 통합 대상으로 거론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민간의 초소형 위성군 기술을 활용하면 지상에서 이동하는 미사일 발사대나 발사대를 떠나 비행 중인 미사일을 찾는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설된 우주군이 미사일 대응 합동성을 위해 각 군에 있는 자산과 역량을 통합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군 소식통은 "우주군과 우주사령부가 새로이 창설돼 미사일 대응 능력을 분담하게 됐으나 제대로 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각 군의 역할을 통합하는 합동성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에서 탐지정보 통합을 강조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디킨슨 사령관은 앞서 이달 23일 열린 인태사 우주군구성군사령부 창설식에서 중국의 우주활동에 대해서도 경계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의 우주 활동 및 능력이 진전되고 있다면서 "나는 그들이 (미국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지만 그들은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존 아퀼리노 인태사령관도 "인도·태평양에 가장 먼저 (우주군구성군사령부를) 창설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인도·태평양은 중국, 러시아, 북한, 폭력적 극단주의자 등 국가 안보 5대 위협 중 4개가 있는 가장 중요한 전구"라고 강조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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