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빈 살만, 스스로 방일 필요없다 판단해 취소'

사우디, 석유 시장 지위 되찾아
빈 살만, 경상흑자로 권력 기반 다져

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예정했던 일본 방문을 취소한 것은 본인이 직접 내린 결정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19일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입국 이틀 전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한국과 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일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행사장에 얼굴을 비췄다.

니혼게이자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에게 진언할 수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왕세자가 스스로 이번에 (일본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이후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의 힘을 빌려 영향력을 되찾게 되면서 방일 계획을 스스로 취소했다는 것이다.

최근 주요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에너지 위기가 촉발되면서 막대한 석유 수입과 생산능력을 갖춘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 행정부는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 빈 살만 왕세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미 행정부가 석유 증산을 목적으로 인권을 저버렸다고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탈 탄소의 압박으로 설비투자와 석유 생산이 여의치 않아졌다"며 "반면 사우디는 일일 15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고 생산 비용도 낮아 석유 시장의 지배자 자리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로 쌓은 경상 흑자를 기반으로 사우디 내에서도 탄탄한 권력 기반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2022년 경상흑자는 약 1600억달러(약 216조7840억원)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8년 발생한 정부 비판 기자 살해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처지에서 벗어났다"며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인물을 만나는 일을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입지를 손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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