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이 함께한 마라도나 축구공 31억원에 낙찰

당시 심판 36년 보관하다 영국 런던 경매에 내놔
마라도나 “내 머리 조금과 신의 손이 함께했다”

마라도나의 골에 힘입어 잉글랜드를 2-1로 꺾은 아르헨티나는 벨기에와의 준결승, 옛 서독과의 결승에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신의 손'이 함께 해 골을 넣었다고 언급했던 경기에 사용됐던 축구공이 경매에 나왔다.

당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경기 주심을 맡았던 튀니지 출신 알리 빈 나세르가 36년 동안 소유하고 있었던 축구공은 31억원에 낙찰됐다.

16일(현지시간)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그레이엄 버드 옥션 하우스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신의 손’ 축구공이 200만 파운드(약 31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8강전 심판을 맡았던 빈 나세르 전 심판은 아디다스에서 만든 이 공을 경매에 내놓은 배경에 대해 "이제 세계인과 이 공을 공유할 적절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후 구매자가 대중을 위해 이 공을 전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2020년 11월 6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마라도나는 당시 이 경기에서 헤딩 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당시 공이 마라도나의 손에 맞고 들어갔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논란에 대해 마라도나는 "내 머리 조금과 신의 손이 함께했다"는 애매한 말로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오심에 대해 표현했다.

빈 나세르 전 심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실 그때 (골 장면을) 정확히 볼 수가 없었다"며 "경기가 끝난 후 잉글랜드를 이끌던 보비 롭슨 감독이 내게 '당신은 (심판을) 잘 봤지만, 선심이 무책임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마라도나는 이 골을 넣은 후 약 4분 후 하프라인에서 70m가량을 드리블한 뒤 두 번째 골을 넣었다. 당시 이 골은 이 대회 최고의 골로 꼽히기도 했다. 잉글랜드를 2-1로 꺾은 아르헨티나는 벨기에와의 준결승, 옛 서독과의 결승에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이 우승 이후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스포츠 기념품 경매 사상 최고가 세계 기록은 1952년 발행된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미키 맨틀 야구 카드다. 이 카드는 지난 8월 1260만달러(당시 환율로 180억원 상당)에 팔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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