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로 전향한 러 와그너 용병의 처참한 최후는 … SNS에 처형 영상

살인죄로 복역 중 참전 대가로 석방 … 와그너 용병 소속
지난 9월 우크라이나로 전향 … 10월 키이우에서 납치돼
‘푸틴 요리사’ 프리고진 “민족 배신한 반역자” 주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러시아의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 소속이었다가 친우크라이나파로 전향한 한 남성이 와그너에 의해 잔인하게 처형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됐다. 이 남성은 살인죄로 24년간 복역 중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대가로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와그너 그룹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Grey Zone)'에 와그너의 전직 용병 예브게니 누진이 망치에 맞아 숨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복수의 망치'라는 제목의 영상 속에는 머리 한쪽에 테이프로 벽돌이 부착된 누진의 모습이 담겼다. 누진은 "머리를 맞고 의식을 잃은 상태로 이 지하실에 왔다"며 "그들은 내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누진은 지난 9월 우크라이나로 전향했으며, 10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납치돼 와그너 측 지하실로 끌려갔다. 누진은 올해 참전을 대가로 러시아 감옥에서 석방된 죄수로, 살인죄로 24년간 복역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병력 부족에 시달리던 러시아가 모병 대상을 죄수까지 확대하면서 누진은 석방됐다. 이후 그는 와그너 그룹에 합류해 용병 자격으로 최전선에 배치됐으나 9월 누진은 우크라이나 편으로 돌아섰다.

누진의 납치 과정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포로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누진이 러시아 측으로 넘겨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고 전했다.

와그너 그룹 창설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 영상에 대해 "개는 개 수준에 맞는 죽음을 맞아야 한다"며 "누진은 국민과 동지를 배신한 반역자"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프리고진은 9월에야 자신이 2014년 와그너를 설립했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이다.

와그너 그룹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싸우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며 민간인 살해와 고문 등 잔혹성으로 악명을 떨쳤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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