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웃었다…수출 의료기기 업계 '사상최대 실적 기대'

피부 미용 의료기기 기업 3분기 실적↑
전통적 비수기에도 수출 늘면서 호조
"수출 비중 큰 기업들 고환율 수혜"

루트로닉이 올해 신규 출시한 미용 의료기기 '더마브이'[사진제공=루트로닉]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올해 지속되고 있는 ‘킹달러(글로벌 달러화 강세)’ 현상에 수출 확대에 나선 국내 의료기기 업계가 웃음을 짓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가 나는 가운데 환율 효과까지 반영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의료기기 기업들이 잇달아 호실적을 기록했다. 레이저 등 피부 미용 의료기기를 주력으로 하는 루트로닉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6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5억원, 154억원으로 각각 67.5%, 62% 늘었다. 1~3분기 누적 매출액만 1836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1736억원)을 이미 넘기면서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장세는 해외 매출에서 비롯됐다. 루트로닉의 3분기 미국 매출은 305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133억원)와 비교하면 130.5% 증가했다. 유럽·중동지역에서의 성장세도 이어져 전체 해외 매출 성장률은 74.1%에 달했다.

피부미용 의료기기 기업 클래시스도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75억원으로 같은 기간 32% 증가했다. 특히 수출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클래시스의 3분기 수출액만 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는데, 브라질·일본·태국·호주 등 다양한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꾸준히 성장했다.

클래시스 슈링크 유니버스.[사진제공=클래시스]

레이저로 대표되는 피부 미용 의료기기 분야는 3분기가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병·의원을 대상으로 판매가 되는 만큼 주로 연말연초(4분기, 1분기)에 구매가 이뤄지고, 미용 시술이 대체로 방학이나 휴가가 있는 여름과 겨울에 많이 이뤄지다 보니 중간에 낀 3분기 매출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럼에도 이처럼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업계의 수출 확대 노력과 함께 달러 강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38원으로, 지난해 3분기(1157원)보다 180원가량 높았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3분기는 전통적 비수기인데 고가·고마진 제품군을 편성해 성장세를 이어갔고, 여기에 환율 효과가 반영돼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약품 조제·관리 자동화기기를 주력으로 하는 한미사이언스 계열사 제이브이엠(JVM)도 창사 이래 최초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연결 기준 매출 342억원, 영업이익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61.8% 증가했다. 북미, 유럽을 비롯해 남미까지 수출 시장을 확대하며 3분기 수출액만 16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5% 성장했다. 제이브이엠의 해외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미약품은 현재 33개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59개국에 제이브이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업계 대다수는 수출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규모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피치 솔루션(Fitch Solutions)’에 따르면 한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10조원 안팎으로 세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1900억달러(약 250조원)로 25배가량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업체 상당수는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큰 편”이라며 “고환율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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