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거래일 연속 내린 아이폰 부품주…증권가 '하락 과도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아이폰 부품 관련 종목들이 하락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이노텍은 전 거래일보다 0.72%(2000원) 내린 2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에이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0.92%(250원) 밀린 2만6900원에 마감했다. LG이노텍은 아이폰 14 시리즈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비에이치 역시 연성회로기판(FPCB)을 애플에 납품해 부품 관련주로 묶인다.

이들 종목의 하락세는 전날에 비해서는 다소 누그러들었다. 전날인 28일 애플이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LG이노텍(-10.50%)과 비에이치(-6.70%) 모두 크게 내렸다. 증산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아이폰 수요 부진 우려와 경기침체 공포가 재차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의 폭락을 이끄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아이폰14 시리즈의 출시 이후 수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이들 종목의 하락세는 5일 연속으로 이어졌다. LG이노텍은 5거래일 동안 주가가 22.54% 빠졌고. 비에이치도 같은 기간 15.94% 밀렸다.

다만 증권가는 이러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폰14 시리즈가 글로벌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다 기기 물량이 충분치 않아 재고 수준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출시 후 3일간의 판매 데이터는 전반적인 흥행을 논하기에 너무 작은 샘플"이라며 "고가 모델(프로 시리즈)의 수급 상황이 타이트해 유통 재고수준이 정상 수준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파악돼 실제 수요 대비 판매량이 저조해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폰14 시리즈 중 고가 라인업인 프로 시리즈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아이폰14 시리즈는 일반 모델(아이폰14·아이폰14 플러스)과 프로 모델(아이폰14 프로·아이폰14 프로 맥스)로 나뉜다. 일반 모델은 아이폰13과 동일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채택하고 노치 디자인을 유지하는 등 전작과 큰 차이가 없어 프로 시리즈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상황이다.

전문가들 역시 이 점을 반영해 올해 프로 시리즈의 판매 비중이 60%대까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 분석 전문가로 유명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출하량은 10% 정도 늘어날 것"이라며 "4분기 아이폰 평균판매단가(ASP) 및 제품 믹스에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애플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9000만대 생산 목표는 유지했다"며 "일반 모델의 수요는 부진하지만 프로 모델의 수요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프로 시리즈가 흥행한다면 국내 부품주인 LG이노텍과 비에이치 모두에 유리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프로 시리즈의 부품 공급은 사실상 국내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프로 시리즈 부품 공급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OLED·85%), LG이노텍(카메라·75%), 비에이치(FPCB·65%) 등으로 예상된다.

아이폰 부품주에 대한 증권가의 투자의견 역시 '매수' 일색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이노텍에 대해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판매 강세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제품 믹스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감안 시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연구원도 비에이치에 대해 "밸류에이션과 프로 모델 중심의 아이폰 출하 동향을 볼 때 과매도 구간이라고 판단한다"며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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