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 소식에 증권가 '자본구조 개선 긍정적…매각엔 시간 걸릴 것'

삼성증권 보고서

지난 7월19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통매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권가는 매각 성사 시 대우조선해양의 자본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면 긍정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매각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 입장이 얽히고설킨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고도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26일 "대우조선해양의 자본구조가 매각 과정에서 개선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26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긴급 산업·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대우조선해양 매각 방안을 논의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우조선 처리 방향 안건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방안이 확정되면 이날 오후 산업은행 이사회가 열리고, 이후 이사회 의결 후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매각 관련 브리핑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의 1차 매각 시도 당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해당 매각은 2009년 무산됐다. 이후 매각이 지연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강재 가격 인상에 따라 자본이 크게 훼손됐다고 삼성증권은 짚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2분기 말 자본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자본에 포함된 영구채인 2조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삼성증권은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본구조가 매각 과정에서 개선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장기 수주전략 수립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매각이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는 우호적이라고 삼성증권은 평가했다.

다만 매각 관련 기대만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매수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고 삼성증권은 조언했다. 매각 방식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가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본구조 개선 작업 역시 방식과 시점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크게 희석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매각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주주 입장에서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산업은행, 근로자, 지역사회 등)가 다양하고 이들이 매각과 관련해서 서로 상이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임을 가정하면, 매각 진행에 생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매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40분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전 거래일보다 14.09%(3100원) 오른 2만5100원에 거래 중이다. 반면 인수 주체로 언급된 한화가 전 거래일 대비 2.92%(800원) 하락한 2만6600원에 거래 중인 것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8.64%), 한화솔루션(-4.33%), 한화시스템(-3.77%)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내림세를 걷고 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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