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가이드]기업의 신규시설 투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최근 플라스틱 사출기업우진플라임이 177억원 규모의 시설 증설 투자를 발표했죠. 그러자 우진플라임의 주가는 7%대 강세를 보였습니다. 앞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미국 테네시에 공장투자를 발표하자 주가가 5%대 강세를 보이기도 했죠. 신규시설 투자 소식은 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신규시설 투자가 호재로 작용하는 기업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설비투자가 호재가 되는 기업은 따로 있다?

우리 증시에는 정말 다양한 기업들이 상장돼 있습니다.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KB금융을 들어보죠. 다들 아시다시피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제조업 기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처럼 게임 지적재산권(IP)을, KB금융은 자본을 보유한 금융회사죠. 회사의 실적과 이익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이 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업구조도 다르겠죠. 엔씨소프트의 경우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때 투자 비용이 들어가지만, 일단 게임을 출시하고 나면 유지 관리만 잘해주면 됩니다. 따로 설비투자가 필요 없는 것이죠. KB금융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에 따라 이익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사업구조로 설비투자와는 무관하죠. 하지만 삼성전자는 다릅니다. 막대한 설비투자 없이는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설비투자 공시 눈여겨봐야 하는 까닭?

앞서 설비투자가 중요한 기업의 특성을 살펴보았죠. 기업은 중요한 경영사항이 발생하면 공시를 해야 합니다. 시설 투자도 마찬가지겠죠.

국내 대표 인쇄회로기판(PCB) 기업인 대덕전자는 2020년 7월 신규시설 투자를 공시했습니다. 설비투자 내용은 신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확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설비 신설이었습니다. 투자금액은 900억원, 회사 자본 대비 13.83%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였죠.

대덕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PCB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공시를 통해 기판 중에서도 난도가 가장 높은 FCBGA에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판은 CPU, TV, 그래픽카드, 5G, 자동차 등에 쓰이는 제품으로 국내에서는 삼성전기만이 유일하게 생산이 가능한 고난도 제품입니다. 즉 대덕전자는 삼성전기가 선점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이죠. 기존 사업에서 이미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지만, 신시장을 개척해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나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대덕전자의 이 새로운 설비투자로 연 16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신규시설 투자 발표 이후 주가는 다음날 30%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시장도 즉각 반응한 것이죠.

이처럼 제조업, 특히 선제 투자가 이익에 직결되는 기업의 경우 투자는 성장에 있어 필수입니다. 당장은 막대한 비용처럼 보일지 몰라도, 더 큰 이익을 벌어들이기 위한 발판인 셈이죠.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이러한 사업구조를 가진 곳이라면 신규설비 투자 공시를 꼭 눈여겨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주린이가이드]는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의 똑똑한 투자 길라잡이입니다.주린이들에게 낯선 주식 이야기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