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부양책에 급등한 건설주…'수혜엔 시간 걸릴 것'

KB증권 보고서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로 국내 건설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28일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대두산인프라코어(15.26%), 현대건설기계(7.88%) 등 건설기계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자 수혜 기대감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고속철도와 수로, 에너지 분야에 6조8000억위안(약 1324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을 포함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부양책에는 정책, 금융 지원 확대 및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19개 항목의 경제안정 대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앞서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로 악화한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33개 패키지 정책을 발표했는데, 하반기 들어서도 경기둔화 흐름이 나타나자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게 KB증권의 진단이다.

종목별 주가 흐름에서도 중국 경기부양책의 기대감에 따른 차이가 드러났다. 같은 건설기계 업체들 사이에서도 선진국 시장을 주 무대로 하는 두산밥캣은 0.71% 상승 마감에 그쳤지만, 중국 시장의 비중이 높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15.26% 올랐다.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건설기계 판매 증가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KB증권은 내다봤다. 2018년 이후 약 96만대 이상의 굴삭기가 판매됐지만 일감이 충분하지 않아 장비들의 월평균 가동시간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이유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신규수요 증가는 기존 장비들의 가동률이 충분히 상승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장비 신규구입보다는 기존 장비들의 활용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상반기에 판매가 집중되는 중국 건설기계 업종의 계절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중국의 굴삭기 판매는 상반기와 하반기 판매량 비중이 약 6대4로, 상반기 비중이 월등히 높다. 이는 할부구매가 많아 땅이 얼어 일감이 감소하는 동절기를 앞두고 구매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결국 이번 부양책이 건설기계 판매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2023년 춘절 이후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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