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채 금리 급등에도...카드론 금리는 반년째 하락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여건 악화에도 카드사들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가 역주행하고 있다. 업계선 대출수요도 줄고 있고 당국의 규제도 계속될 예정인 만큼 조달 금리 인상이란 악재에도 당분간 이런 역주행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신규 취급액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 1월 13.66%, 2월 13.54%, 3월 13.26%, 4월 12.98%, 5월 12.97%, 6월 12.92%로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의 금리 상황에 비해서도 역진적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월 1.25%에서 6월 1.75%로 50bp(1bp=0.01%) 인상됐고, 카드채 3년물(AA+ 등급, 신한·삼성·KB국민)의 금리는 1월 말 2.750%, 2월 2.878%, 3월 3.323%, 4월 3.658%, 5월 3.800%, 6월 4.462%로 반년 새 171bp나 상승했다.

조달금리는 오르는데 여신금리는 떨어지는 역주행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금리도 급등 중이고, 더구나 은행채 금리와의 스프레드(spread·가격 차이)도 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상황"이라면서 "최근 들어선 업계 상위권 업체들도 자금 조달이 예전에 비해 녹록지 않아 단기채나 장기 CP(기업어음)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국면이어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카드론 금리가 역진적인 흐름을 보이는 이유론 '수요 악화'가 꼽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시장 약세로 투자·소비를 줄이고 있는데 더해, 지난해 풍선처럼 불어난 카드론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꺼내들면서다. 카드사들로선 악화된 수요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 금리를 하향 조정할 수 밖에 없다. 지난 6월 각 카드사들의 조정금리(우대·특판 등)는 1.25~2.36%에 달했다.

업계선 당분간 이같은 역주행 또는 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일단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측면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탈)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달(3000억원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당국 역시 다중채무자의 카드론 대출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엔 3개월물, 6개월물로 연초에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고, 계속 이런 상황이 누적되면 카드론 금리도 적정 수준을 찾아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 상황은 수요가 상당히 침체된 상황인 만큼 각 카드사들로서도 당분간은 금리 수준을 최소화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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