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속으로]화장품 빅2 '바닥' VS '지하실' 운명…가른 건 무엇이었나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 화장품 '빅2'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의 봉쇄 조치 여파로 나란히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수익성 돌파의 과제를 안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LG생활건강의 현재 주가는 '바닥', 아모레퍼시픽은 바닥 밑 '지하실'까지 내다봤다. 증권가는 LG생활건강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높였고, 아모레퍼시픽은 사실상 보유로 매도 의견을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들의 운명을 가른 것 무엇이었을까. 면세 매출의 회복력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하되 LG생활건강에 대해서는 단기 반등을 노려보라고 조언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과 키움증권, DB금융투자는 LG생활건강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유안타 80만→100만원, 키움 80만→95만원, DB금융투자 70만→90만원)를 상향했다. KB증권·삼성증권·다올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은 보유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 KB증권 75만→85만원 ▲ 삼성증권 59만→63만원 ▲ 다올투자증권 80만→84만원 등으로 올렸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목표주가를 10% 내려 잡았다. KB증권(20만원→18만원), 현대차증권(16만원→14만5000원), 유안타증권(19만원→16만원), DB금융투자(20만원→15만원), 다올투자증권(18만원→12만원) 등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은 투자의견 역시 매수에서 보유로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놨다.

양사의 운명이 극과 극을 달린 이유는 면세 매출 분석 차이에 따른 것이다. LG생활건강의 면세 매출은 저점을 지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중국 소비가 하반기부터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적 역시 최악의 국면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면세 매출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중국 법인의 부진을 상쇄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면세 매출은 33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고마진 채널인 면세 수요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여 하반기 이익 우상향이 기대된다"면서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은 특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면세 매출 회복이 더뎌 2분기가 바닥이 아닐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21% 하락했는데, 중국 봉쇄 완화 이후에도 유의미한 개선세는 아직"이라면서 "3분기 설화수를 포함한 주요 채널·브랜드의 역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감익이 불가피하고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도 "실적 쇼크로 인해 투자 심리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는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모레퍼시픽은 7월 마지막 거래일에 12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6월 초 16만5000원을 상회했지만, 2주만에 12만원대로 급락했다. 현 주가는 지난해 5월 고점과 비교하면 57%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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