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수육 먹으니 1인당 3만원꼴…치솟는 물가 실감했다

무더위 날릴 냉면 한그릇 1만3000원
시민들 "맛있어서 먹지만…한 끼로는 부담"

서울의 한 평양냉면 가게 물냉면./강주희 기자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식비 부담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 대표 음식인 냉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도 1만원을 훌쩍 넘어, 시민들 사이에선 "더이상 서민 음식이 아니다" "은근히 비싸서 놀랐다"는 토로가 나온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1만269원으로 올해 1월(9808원)보다 4.7%, 전년 동월(9346원)보다는 10% 가까이 올랐다. '서울 6대 냉면 맛집'으로 불리는 주요 가게의 냉면 한그릇(물냉면 기준) 가격은 1만3000원에서 1만6000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회사가 몰려있는 상권에 있는 냉면 가게 앞에는 점심 때마다 손님들이 수십 미터씩 줄을 선다. 지난 26일 오후 방문한 서울의 한 평양냉면 가게 앞에는 저녁 장사 시작 시간인 5시 전부터 이미 냉면을 먹으려는 손님 2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입장 10분이 지나자 2층 좌석까지 거의 다 찼다.

이 가게의 물냉면 한 그릇은 1만3000원으로, 서울 6대 냉면 맛집 중에서는 가장 싼 편이다. 접시만두는 1만3000원, 돼지고기 수육은 한 접시에 2만8000원이었다. 같이 간 지인과 각각 냉면 한 그릇과 돼지고기 수육 한 접시를 먹었다. 여기에 소주 1병(4000원)을 추가로 시키니 총 5만8000원, 1인당 2만9000원을 내야 했다.

무더위에 오랜만에 냉면을 먹으러 왔다는 30대 직장인 임모씨는 "주문서에 가격이 적혀있지 않아서 안보고 시켰는데 1인당 3만원 가까이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며 "너무 맛있는데 한 끼 먹기에는 부담스러워 자주 오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적어도 2주일에 한 번은 냉면을 먹는다는 20대 직장인 김모씨도 "친구들과 평양냉면을 자주 먹으러 오는데 여럿이 오면 10만원은 기본"이라며 "겉보기엔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것 같지 않아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지만 맛있으니까 그냥 먹으러 온다"고 했다.

냉면 가격 상승은 주재료인 메밀을 비롯해 각종 야채, 육류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것이 주된 원인이다. 냉면 뿐 아니라 콩국수, 막국수, 밀가루가 들어가는 짜장면 등 면 요리 전반의 가격이 오르는 흐름이다. 냉면만큼 사람들이 즐겨 먹는 짜장면은 지난달 서울 지역 평균 가격 6262원으로, 올해 1월(5769원)에 비해 8.5% 올라 대표 외식 품목 8개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냉면 업계 관계자 이모씨(60)는 "냉면은 기본적으로 메밀과 전분가루로 만드는데, 지난해부터 메밀 가격이 많이 올랐다. 거기에 여름철 장마 등으로 상추, 고추, 무 등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라 판매가를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인건비를 줄일 수는 없으니 두 달 전 어쩔 수 없이 냉면 가격을 2000원 올렸다"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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