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물가 천차만별…제주도, 제일 많이 올라

6월 제주도 물가 7.4% 상승
전국보다 1.4%p 높아
제주·강원·경북·전남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강지석씨는 최근 여름휴가로 제주도를 찾았다가 비싼 물가에 화들짝 놀랐다. 흑돼지구이 2인분을 6만4000원에 판매 중인 서귀포시 중문의 한 식당에서 4인 가족이 한끼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영수증에 15만원 가까이 찍혔기 때문이다. 강씨는 "식당·카페 등 가격이 서울보다 훨씬 비싸 휴가비용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면서 "관광지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제주도 물가가 지나치게 오른 느낌"이라고 손을 저었다.

20일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지역별 동향에 따르면 제주도 6월 소비자물가(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4%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국)이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6.0%를 나타낸 가운데 제주도는 이보다도 1.4%포인트나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제주 뒤를 이어 강원(7.3%), 경북(7.2%), 전남(7.1%) 등도 7%대 상승률로 서울(5.1%)을 훨씬 웃도는 물가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지역별 물가가 큰 차이를 보였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 물가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전국과의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6월 중 품목별 상승률을 보면 지역내 가중치가 큰 석유류(43.8%), 축산물(14.3%), 개인서비스(7.0%) 등에서 제주지역 상승률이 전국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지역은 석유류 가격에 민감하다. 자가용 이용도가 높고 유류비도 비싸 차량유지비 지출이 타지역보다 큰 데다 대중교통 이용은 적어 1인당 석유류 소비량이 크기 때문이다. 또 섬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석유류 판매가격도 높은데 올해처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의 경우 과거에도 유가상승기에 물가상승률이 더 큰 폭으로 뛰었다.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올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것도 물가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이다. 올해 6월 중 제주방문 관광객수는 126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9000명 증가했다. 내국인 개별 관광객뿐 아니라 단체와 외국인 관광객도 회복, 숙박·레저·음식료 등의 업종에서 관광객 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제주에 이어 강원지역 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강원지역 역시 제주와 마찬가지로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품목의 소비자물가 가중치가 타지역보다 높은데 이들 품목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강원 경제 특성상 외식, 관광업 수요 회복도 물가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수도권보다 지방이 소비자물가에서 시내버스료 등 대중교통 항목 비중이 작고 석유류 항목의 비중이 크게 나타나면서 고유가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서 "각 지역경제 특성이 달라 품목별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다 보니 지역간 물가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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