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자' 원정투자자 KTX 대구행…'시장 영향 제한적'

지난달 30일 부동산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오늘 서울에서 투자자들이 KTX·SRT 타고 대구로 몰려와서 한 채씩 직계약하고 간다"는 글과 함께 동대구행 열차표가 매진된 상황을 캡처한 사진이 떠돌았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주거정책심위원회를 열고 최근 주택가격 상승폭이 비교적 낮고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지방권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일부 해제하기로 결정한 직후였다.

이번 조치에 따라 대구 수성구, 대전 동·중·서·유성구와 경남 창원 의창구 등 6곳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대구 동·서·남·북·중·달서구·달성군, 경북 경산시, 전남 여수·순천·광양시 등 11곳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 비규제지역이 됐다. 지난해 6월부터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세종시와 수도권은 기존 규제지역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5일부터 적용된다. 규제지역 해제 소식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대구였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규제지역 해제가 발표된 당일 대구에서 매물로 나온 아파트 물건은 3만2247건으로 전날(3만2679건)에 비해 1.32% 줄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에 일부 지역에 한해 단행한 규제 지역 해제 조치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규제 빗장을 풀어줬지만 이미 거래 침체가 심각한 수준인 데다 가파른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 등 일부 지역에 단기 투자 수요는 유입될 수 있으나 이미 시장이 하락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어 이러한 움직임이 집값을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집값을 견인하고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수도권의 규제는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 또한 이유 중 하나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가수요가 들어갈 여지가 있고 규제 해제 지역에 쌓인 미분양, 적체 매물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일부 지역만 규제가 해제돼 시장을 상승시키는 분위기 반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규제지역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이라며 "수도권, 세종 등 세간의 관심 지역들이 조정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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