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기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백화점 업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큰손’을 모시기 위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호텔 애프터눈 티 세트를 내건 유료 멤버십 서비스부터 전용 카드 서비스까지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급성장한 2030세대 고객 매출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면서 MZ 타깃 마케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20~30대 매출 비중은 35~43%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이 35.9%, 신세계백화점은 41.2%, 현대백화점은 43.4%에 달했다. 지난해 2월 ‘MZ세대의 놀이터’를 표방하고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의 오픈 1년 2030세대 매출 비중은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추이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5월 2030세대 매출 성장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31.7% 20.1%로 20~30%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이들 ‘영 앤 리치(젊은 부자)’의 소비 패턴을 파악, 각 채널의 충성 고객으로 붙들 수 있는 타깃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관건은 ‘제대로 드러내면서 실속은 챙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래머블하다(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다)’는 말을 흔하게 쓸 정도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잘 활용하는 이들을 위해 드러내기 좋은 멋있는 장소와 상품을 서비스로 내세우고, 발레파킹과 백화점 상품 할인, 연계 상품 할인·적립 등을 통해 실속 역시 챙길 수 있게 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이를 반영한 서비스인 ‘와이 커뮤니티’의 누적 회원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잠실점과 본점에서 운영 중인 20~35세 대상 유료 멤버십인 와이 커뮤니티는 ‘10만원을 내면 10만원 상당의 환영 선물을 받고, VIP에 버금가는 혜택도 누린다’는 콘셉트가 인기 요인이다. 환영 선물로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호텔 애프터눈 티 세트’ ‘니치 향수’ 등을 내걸었다. 매월 10% 금액 할인권 2장과 무료 주차, 발레파킹 등도 제공된다. 각 점 VIP 고객을 위한 ‘VIP 바’에서 무료 음료도 서비스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시범 운영, 올해 1월 잠실점 공식 출범, 3월 본점 확대 운영 모두 큰 반응을 얻으면서 최근 2기 모집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부터 40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부여되는 VIP 레드등급을 도입, VIP 입문 허들을 낮추면서 MZ세대 유인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엔 카드사와 협업해 ‘MZ 충성도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날부터 BC카드와 손잡고 MZ세대 고객 맞춤형 혜택을 담은 제휴 카드 5종을 선보인다. SSG페이 등 간편결제 등록 시 신세계백화점 제휴카드 중 가장 높은 할인율(7%)을 제공한다. 월 최대 3만원 청구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클럽 YP’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기준 39세 이하(1984년생)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클럽 YP는 구매 금액 3000만원 이상 또는 기부 우수자, 봉사 활동 우수자 등을 대상으로 더현대서울, 판교점에서 VIP 전용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발레파킹, 명품 구매 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각 백화점은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른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다양한 혜택을 담은 서비스를 보다 강화해 내놓고 있다"며 "젊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