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했던 5월' 기관은 단기채권 vs 개미는 미국지수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 인상한 것)’을 단행한 5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은 단기 채권과 대형주에 분산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물가 상승이 진정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저가 매수 심리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ETF 자금 유입 상위 10개 종목 중 원유 인버스가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ETF 자금유입 상위 10개 종목 중 4개는 채권, 4개는 대형주(코스피, S&P500, 나스닥100)로 집계됐다.

자세히 보면 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종목은 5245억원이 들어온 ‘KODEX 200’이었다. 이어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3008억원,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2032억원, ‘KODEX 단기채권PLUS’ 1257억원, ‘TIGER 미국S&P500’ 947억원 순이었다.

6~10위 종목은 ‘TIGER 원유선물인버스(H)’ 926억원, ‘KODEX 200TR’ 920억원,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 911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 884억원, ‘KBSTAR KIS단기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87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단기 채권에 자금이 몰린 것은 연준의 긴축 행보가 이어지는 데 대한 기관들의 관망세로 풀이된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하면서,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둔화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 우려는 식지 않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1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월과 7월 0.6%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등 긴축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기관을 중심으로 단기 채권 ETF에 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 ETF 모두 주로 기관들 자금이 유입되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연준 행보에 주목하며 분할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낙폭이 컸던 미국 지수에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TIGER 미국나스닥100은 1월4일 종가 기준 8만8317원으로 연고점을 찍고 하락해 지난 5월25일 6만6905원으로 저점을 기록했다. TIGER 미국S&P500 역시 종가 기준 1월4일 1만4363원으로 고점을 찍고 5월24일 1만2485원으로 저점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자이언트스텝’이 아니라 ‘빅스텝’ 기조로 긴축이 진행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며 "물가, 금리 인상, 전쟁 등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다 반영됐다고 보고 저가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원유 인버스 ETF는 6월 들어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5월에는 국제유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대됐으나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 등 국제유가 150달러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전망이 의미 없다고 지적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 즉 국제유가 상승을 눌러야 한다"며 "과거에는 OPEC을 통해 통제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전쟁이란 외교 안보 변수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