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기자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최현수씨.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생일을 이틀 앞두고 신호 위반 차량에 치인 20대 여성이 장기 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차량 사고로 치료를 받던 최현수(25)씨가 심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해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밝혔다.
최 씨는 지난 12일 새벽 집으로 향하던 중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치였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뇌사 상태가 됐다.
1996년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최 씨는 한성과학고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재원이었으며, 올해 SK에너지에 입사한 사회초년생이었다.
최 씨의 가족들은 최 씨가 본인 일을 스스로 잘하는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딸이며, 남매 사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로 주위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만, 기증을 하면 이별이 아닌 어디선가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가족들이 기증을 결심했다고 기증원은 설명했다.
아버지 최명근 씨는 딸에게 "짧은 인생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예쁜 딸, 좋은 딸이었다"며 "좋은 곳에 가서 아프지 않고 새롭고 멋진 삶 살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최 씨의 유가족 예우를 맡은 이호정 사회복지사는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웠을 따님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마주하게 된 가족 분들의 슬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면서 "이별 후에도 누구보다 빛날 기증자와 유가족분들을 함께 기억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