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지는 비만치료제 시장

'코로나 비만'까지 겹쳐
비만 치료제 시장 성장세

덴마크 다국적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삭센다' 국내 점유율 1위

한미약품 임상 3상 마쳐
유한양행·휴메딕스도 개발 중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비만을 질병으로 보고 약이나 주사제를 통해 치료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외 제약사들의 국내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토종 제약사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면서 앞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다국적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LP-1 계열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프리필드펜(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국내 허가를 마쳤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번에 적응증으로 허가된 당뇨병 외에도 과체중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체중 감소 효과에 대한 임상 3a상을 국내에서 진행해 비만 치료제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같은 회사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는 이미 국내 비만 치료제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삭센다는 개발 과정에서 당뇨병 외에도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까지 적응증을 넓힌 사례다. 오젬픽 역시 당뇨병 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고비’라는 이름의 비만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기존의 삭센다보다 위고비가 임상 3상에서 더 많은 투여군에서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7년 241억달러(약 30조7612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외부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코로나 비만’까지 겹치면서 비만 치료 시장의 성장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라이 릴리가 지난달 GLP-1 및 위 억제 폴리펩타이드(GIP) 등 이중 작용 억제제 계열의 ‘티르제파타이드’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릴리는 티르제파타이드가 비만 환자의 체중을 최대 22.5%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현재 국내 비만 치료 시장에서 삭센다가 25%,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가 1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외국계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가장 앞서가고 있는 건 한미약품의 GLP-1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현재 3상을 마친 상태로 혈당조절 외에 체중 감소 효과도 확인됐다. 이 외에도 유한양행이 GLP-1 계열의 ‘YH34160’의 전임상을 올해 중으로 마친다는 구상이고 휴메딕스와 HLB제약도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신기술을 접목한 사례도 있다. 신호전달 체계를 통해 지방세포 분화 및 축적을 억제하는 신약 ‘KD101’을 개발해온 광동제약은 최근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비만 치료제 공동 개발에 돌입했다. 마이크로니들은 초소형 바늘이 붙은 패치를 몸에 붙여 간단히 투약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주사제나 경구약 대비 복약 편의성이 높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비만 치료제를 급여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술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중간 단계인 약물 치료에 대한 옵션이 없어 현장에서 애로사항이 많다"며 건강보험이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는 영국 등에서 삭센다와 위고비 등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권고되기도 했다. 정부는 다른 질환과의 우선순위 비교 등을 고려했을 때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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