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플래츠 '전기차, 2030년 아니라 2040년 내연차 추월'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 20곳 목표치보다 보수적 전망
"충전 인프라·전기차 생산비·부품 공급망 리스크 무시 못해"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세계적인 에너지 분석 기업이 8년 뒤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점유율이 30% 수준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자동차 업계가 제시한 목표 수치인 5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보수적인 데이터다. 전기차 판매량이 내연기관차를 넘어서는 시점도 차 업계의 목표인 2030년이 아닌 2040년일 것으로 내다봤다. 충전 인프라, 전기차 생산비, 부품 공급망 등 아직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다.

14일 S&P 글로벌 플래츠는 지난해 경량차(LDV) 기준 전기차 판매량은 629만대로 전체 차 시장의 8.9%를 점유했다고 밝혔다. 2020년보다 약 2배(102%), 2019년보다 3배가량 늘어난 수치고 역대 최다 기록이다.

주목할 점은 2040년에야 전기차 비중이 내연차보다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는 사실이다.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제조 업체들의 목표대로라면 2030년에 전기차가 내연차보다 많이 팔려야 한다.

플래츠는 전기차 판매량이 2030년 2700만대로 전체 차 시장의 약 30%, 2040년 5700만대로 약 5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 폭스바겐, 비야디(BYD), 현대차·기아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 20곳이 제시한 목표 수치인 2030년 4600만대(56%), 2040년 8000만대(84%)에 한참 못 미치는 통계다. 20곳 중 5곳(25%)이 2030년까지, 12곳(60%)은 2040년까지 '100% 전기차 전환'을 계획 중일 정도로 사업 전환 속도가 빠르지만, 목표엔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전기차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 그래프.(자료=S&P 글로벌 플래츠)

플래츠는 충전 인프라, 전기차 생산비, 부품 공급망 리스크 등을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이유로 제시했다. 플래츠는 "(차 업체들의) 판매 목표를 충족할 만큼 소비자 수요가 따라오기엔 아직 걸림돌이 존재한다"고 했다. 플래츠의 전기차 분석가인 데이비트 카파티는 "소비자들이 망설임 없이 전기차를 선택하려면 충전소가 확대되고 내연차와의 가격 격차도 줄여야 하는데 보조금 지원 등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며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을 서로 다른 시간대의 국가에서 따로 조달해오느라 생산 시간이 길어지는 사실을 고려하면 각 지역 공장의 생산 능력 강화는 물론 공급망 간 유기적인 연계도 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플래츠는 원자재 공급난이 전기차 생산비를 낮추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팩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전기차 가격을 떨어뜨리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배터리 팩은 전기차 가격의 약 30%를 차지한다.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달 수산화 리튬, 탄산 리튬, 황산 코발트와 황산 니켈 가격은 한 달 전보다 33.2%, 16.8%, 3.6%, 21.5%씩 올랐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팩 가격은 평균 25%나 올랐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테슬라, BYD, 샤오펑(X-peng) 등 기업은 전기차 모델 가격을 900~3000달러 올렸다.

다만 플래츠는 내연차가 2016년을 정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사실이며 '대세'로 굳어진 전기차의 급속 성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래츠에 따르면 포드는 SK온과 10조5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LG엔솔과 함께 3개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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