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10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이 집계했다. 민간인 거주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난민 숫자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의 집계결과 지난달 24일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난민이 1000만명 이상 발생했다.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 이상이 살던 곳을 떠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는 약 4400만명 정도이며, 2014년 러시아에 점령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지역 인구를 제외하면 37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국외 피난자가 338만904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90%가 여성과 어린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국외 피난한 우크라이나인들 중 150만명 이상이 아동이고 이들이 인신매매 등을 당할 위험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피난 인구는 약 648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와함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19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최소 902명이 사망하고 145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등 주요 대도시에서 무차별 폭격을 이어가면서 앞으로 사상자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난민이 대량으로 발생하면서 폴란드와 체코 등 인접국에서는 난민 수용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용 능력이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장 많은 난민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에서는 국립경기장을 우크라이나 피난민 등록 임시시설로 바꿨다.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피난민 유입으로 바르샤바 인구가 17%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의회도 이번 주 우크라이나 난민이 일자리와 의료보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교실 정원을 늘리는 법을 통과시켰다. 체코 내무부 장관은 "난민 유입에 대응해서 비상사태를 연장하고 난민들을 수도 프라하에서 지방으로 옮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인접국이자 유럽 내 최빈국인 몰도바는 유엔(UN)에 난민 이동을 요청하기도 했다. 2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밀려들면서 수용이 이미 불가능한 상태라 루마니아 등 다른 지역으로 분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유럽연합(EU) 내 국가들도 향후 난민 분산수용과 관련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