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한국비엔씨, 코로나19 치료제 덕분에 대규모 자금조달

올해 초 골든바이오텍과 치료제 판권 계약
주가 4천원 대서 2만원 대로 급등
재무구조 개선과 연구개발비 마련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한국비엔씨가 유상증자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채무 상환, 바이오의약품 원료·완제의약품·원료의약품 등 생산을 위한 세종공장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사용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비엔씨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1300만주를 발행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1만5650원으로 총 2034억원을 조달한다. 구주 1주당 신주 배정 비율은 0.256주다.

최대주주인 최완규 대표는 배정받은 주식 333만8984주 가운데 50%만 청약에 참여한다. 청약 참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보유주식 가운데 117만1639주 내외로 장외거래로 매각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상증자 후 최대주주 지분율은 25.28%에서 20.96%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4월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한 매도청구권(Call Option)을 이용하면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수 있다.

한국비엔씨는 조달자금 가운데 약 288억8300만원을 내년 상반기 중에 채무를 상환하는 데 쓴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부채비율 개선,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국비엔씨 부채총계는 1000억원이며 차입금은 888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2.80%에서 2021년 3분기 말 263.98%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총차입금 의존도는 35.49%에서 64.40%로 악화됐다. 신규사업인 원료의약물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전환사채 및 전환우선주를 발행한 결과다.

운영자금으로 배정한 1253억원은 연구개발활동 비용과 운영경비 등으로 사용한다. 당뇨와 비만치료 펩타이드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765억원을 투자하고 이중턱지방제거 전문의약품과 셀룰라이트제거 전문의약품 개발 비용으로 각 90억원을 책정했다.

한국비엔씨는 올해 1월 대만 골든바이오텍사로부터 안트로퀴노놀 코로나 치료후보물질에 대한 한국,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에서의 독점 제조와 판매권리를 확보했다. 안트로퀴노놀 개발 과정에서 단계별 성공보수(마일스톤)를 지급하기로 했다. 총 1400만달러(167억원) 규모다.

회사 측은 안트로퀴노놀을 통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시험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계획에 따라 피험자등록과 투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약을 완료하면 임상시험데이터가 열리고 이에 대한 분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임상 시험결과를 성공적으로 확인하면 예정 대로 미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다.

유상증자 주관사인 SK증권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의 구체적인 시장 규모와 경쟁력 정도를 합리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어려운 산업이라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안트로퀴노놀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상 시험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신약 허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시장 경쟁력 결여 등의 이유로 수익 창출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비엔씨 주가는 지난해 말 4250원에서 지난 9월28일 7만500원까지 올랐다. 안트로퀴노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이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시작하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주가는 지난달 11일 1만7200원까지 내렸다가 최근 다시 2만원 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대비로는 450%가량 오른 상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안트로퀴노놀 계약 체결전 주가 대비 3배 가량 높다. 한국비엔씨는 지난해 매출액 194억원, 영업이익 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액 182억원, 영업손실 87억5000만원으로 집계했다.

판관비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판관비는 2019년 81억5000만원, 2020년 97억2000만원, 2021년 3분기 183억3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경구 치료제 라이선스비 지급, 임상비용을 비롯한 경상연구개발비가 늘었다. 세종 GMP공장을 가동하면서 감가상각비 및 운영비 증가, 아이스트 화장품 브랜드 광고선전비가 늘면서 판관비는 전년 동기 대비 183.4% 증가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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