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 원해'…입장 바꾼 '전자발찌·연쇄살인' 강윤성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6)이 지난 9월 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공소장에 과장된 내용이 많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강윤성(56)은 검찰의 공소사실 일부에 왜곡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입장을 바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상구)는 살인·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강씨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지난 10월 열린 첫 공판에서 강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고 했지만 입장을 번복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9일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공판 기일이 이미 진행된 후에 종전 의사를 바꿀 수 없다고 법률상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8조 4항은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이후에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종전의 의사를 바꿀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재판에 대한 피고인의 의사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며 "(피고인의 입장 번복이) 공판 절차를 현저히 지연시켜 절차 안정을 저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 사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조항은 계속된 의사 번복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이라며 "결심까지 이루어진 뒤에 입장 번복하는 등 심하게 절차적인 안정을 저해하는 경우까지 허용하는 건 어렵지만 증거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현 공판단계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불허하기 어렵다"고 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강씨는 "범행을 후회해서 순수하게 자백했는데 수사기관에서 그걸 빌미 삼아 저를 더 잔인하게 만들었다"며 "너무 억울해서 객관적 사실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 첫 재판에서도 일부 공소사실 대해서는 왜곡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강씨는 "사람을 죽이는 법을 검색한 적도 없고 할 줄도 모른다"라며 "정말 죽은 것인지 기절한 척하는 것인지 몰라 칼끝으로 주사 놓는 식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강씨는 지난 8월 26일 오후 9시 30분께 집에서 40대 여성 A씨를 살해하고 이튿날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29일 오전 3시 30분께 50대 여성 B씨를 차량에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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