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생존일, 월세는 단명 매매는 장수

매매 거래절벽 생존일 장기화
반면 월세 물건은 빠르게 소진

지난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파와 강동구 일대 <사진=연합뉴스>

"1년 전만 해도 12억원 하던 집을 15억원에 팔겠다고 내놓으니 매물이 나가겠어요? 두달 가까이 안 팔리고 있어요."(서울 당산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

아파트값 급등과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거래절벽이 현실화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의 ‘매물 수명’도 급격히 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매물을 내놓으면 20여일내에 대체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한달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반면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내밀리면서 월세 매물은 시장에서 소화되는 속도가 오히려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분석플랫폼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최근 1년새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의 평균 생존일은 23일에서 28일로 5일 늘었다. 매물 생존일은 매물이 등록된후 거래 성사 등으로 사라질 때가지 걸리는 기간이다.

평균 생존일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올해 아파트값 급등이 꼽힌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1639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0억원(10억312만원)을 넘은 데 이어 7개월 만인 올해 4월(11억1123만원) 11억원을 돌파했는데 이후 6개월 만에 1억원이 더 오른 것이다.

D공인 대표는 "가격이 단기간내에 너무 오른데다가, 매도자들은 거기에다가 호가를 더 높여 부르고 있으니 매수자들도 그냥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등 임대차3법 시행의 여파로 가격이 치솟은 전세 역시 평균 생존기간이 늘었다. 지난해 11월 17일이었지만 이달에는 23일로 5일이 더 길어졌다.

반면 월세 매물의 생존일은 같은 기간 27일에서 16일로 오히려 대폭 단축됐다. 전셋값 폭등으로 인한 ‘전세의 월세화’가 영향을 미친 해석된다. 실제로 서울에서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는 지난 8월 총 1만2567건으로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오른 전셋값을 대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가격이 더오르기 전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월세 낀 반전세로 계약을 서둘러 맺는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임대차3법 등의 영향으로) 전세물량이 줄어들고 가격도 급격히 올라간 상황"이라면서 "대출규제 등의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고, 고가의 전세는 부담스러운 수요자들이 월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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