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동산 의혹' 윤희숙 등 12명 명단 유출

비공개 회의서 소명 일일이 들어
"권익위 조사결과 발표했다고
내부 검증없이 판단하기 일러
억울한 의원 없도록 할 것"
불법 거래 처분 수위는 높을 듯
이준석 대표 與 탈당 조치 때보다
더 강력한 처분 언급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권익위 조사 결과 관련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민의힘은 24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국민권익위원회가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의 명단 공개 여부, 처분 수위 등을 논의하고 있다. 명단에는 강기윤·김승수·박대수·배준영·송석준·안병길·윤희숙·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한무경 의원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언해온대로라면 강한 수준의 조치가 예상된다. 4·7재보궐 선거에서 부동산 민심 악화로 승리를 거뒀으나 이번에는 국민의힘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 있다. 또 의혹 당사자들의 반발이 당 내분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는 권익위로부터 불법 거래 의혹이 제기된 해당 의원들의 소명을 일일이 들었다. 회의는 의원들의 신분 노출을 우려해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장엔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김재원·배현진·조수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당사자들의 반발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라도 소명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다. 특히 애초부터 권익위의 중립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던데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저지를 위한 대여 투쟁 중 통보된 결과여서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권익위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해서 내부 검증 절차 없이 위법 사항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면서 "억울한 의원이 없도록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권익위 조사 결과 관련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소명으로 일부 의원이 제외 되더라도 이번에 드러난 불법 거래 의혹에 따른 처분 수위가 가볍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같은 조사에서 의원들에게 ‘탈당 요구’를 한 것에 비해 더 강하게 하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사실상 10명 중에 한 명도 탈당이 안 됐다"면서 "사실 아무 것도 안 한 것인데 그보다는 무조건 강한 것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국민의힘 내부 윤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아 징계 절차 자체가 문제될 여지가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에서 징계 의결이 이뤄진 다음 최고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당 내 반발을 고려하더라도 대선 국면에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시각도 있다. 4·7재보궐 선거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정권 심판론으로 압승을 거둔 야권에서 이번 사안을 제대로 풀지 못 하면 대선 국면에서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는 대선주자 캠프로 영입돼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명단에 올라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캠프 입장에서는 당에서 조치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겠느냐"며 "캠프는 조금 더 민감하게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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