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엔비디아의 ARM 인수 불허 검토…'안보문제 우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영국 정부가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graphics processing unit)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업체 ARM홀딩스 인수를 불허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엔비디아의 ARM 인수 불허를 검토 중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 최대 반도체업체이자 세계 최대의 GPU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영국의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ARM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실상 독점 설계하는 회사다. 그래픽 반도체 분야에서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엔비디아는 GPU와 CPU 모든 분야에서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업체가 될 수 있다.

지난 4월 영국 규제 당국은 이 같은 엔비디아의 인수합병 계획에 대한 심사에 공식 착수했으며 지난달 말 비공개 보고서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 보고서에서 영국 정부가 국가 안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ARM은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뿐만 아니라 유력 대기업과 정부 기관들이 사용하는 서버용 컴퓨터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설계하는 회사다.

앞서 영국 정부는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핵심 인프라로 간주하며 반도체 산업 보호를 최우선순위의 정책으로 펼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현재 영국 규제 당국은 중국 자본의 영국 반도체업체 뉴포트웨이퍼팹(NWF) 인수합병 계획이 국가 안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태다.

소식통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해서도 심층 조사에 나설 계획이며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영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수 계획을 불허하면 이는 모바일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려는 엔비디아의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난드 스리니바산 반도체 산업 애널리스트는 "영국이 인수합병을 불허한다면 엔비디아의 컴퓨터 칩 시장 장악 가능성을 더 낮출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처음부터 이 인수합병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낮았던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이날 보도가 나온 직후 엔비디아는 미국 증시에서 장중 최대 2%가량 하락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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