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관문' 中 인텔 낸드 인수 승인 기다리는 SK하이닉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SK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놓고 중국의 승인 만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대형 반도체 인수·합병(M&A)에 까다로운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인수 건은 시장 독점 우려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은 승인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최근 SK의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 인수를 무조건부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SK는 심사 대상 8개국 중 7개국(미국, EU, 한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았으며, 중국 한 곳의 승인 결정만 남게 됐다.

중국의 문턱만 넘으면 SK의 인텔 낸드 인수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SK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및 SSD 사업부문을 90억달러(약 10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한 뒤 최근까지 주요국 반독점 심사를 받아왔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M&A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얽힌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정 기업이 시장을 독점할 수 없도록 각 국가의 반독점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SK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가 시장 독점 우려가 없다는 점 때문에 중국의 승인을 받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SK가 12.3%, 인텔은 7.5%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쳐도 삼성전자(33.5%)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인텔의 낸드 생산 공장이 중국 다롄에 있고 인수 대상에 이 공장이 포함된 만큼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되면 이 공장에서 낸드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SK가 지난 1월 29일 다롄 지방 정부와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신규 투자를 추진하기로 한 데다 중국 우시에서도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이를 고려한 중국 정부가 인수 승인을 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중국 반독점 당국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 M&A에서 승인 절차를 미루거나 불허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시장은 끝까지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는 중국 정부의 심사 지연을 이유로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 인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퀄컴과 네덜란드 NXP가 2016년 체결한 기업결합도 중국 당국이 승인하지 않아 인수가 취소됐다.

SK 관계자는 "(인텔 낸드 인수 심사와 관련해) 중국 반독점 당국과 소통하고 있다"면서 "원만한 승인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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