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삼성重…유증에 거는 희망

5대1 무상감자 돌입
11월 예상 유증까지 마치면 부채비율 낮출 것으로 기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렸던 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에 돌입했다. 증권가에선 무상감자 후 이어질 유상증자까지 마무리한다면 삼성중공업의 재무구조는 최악의 상황을 지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날부터 오는 8월9일까지 거래 정지된다. 사유는 무상감자다. 지난달 22일 삼성중공업은 임시 주주총회(주총)를 통해 액면가 5000원을 1000원으로 감액하는 5대1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발행주식 수엔 변동이 없다.

무상감자란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에서 주식 금액 혹은 주식 수 감면으로 자본금을 줄이는 만큼 결손금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이익잉여금 결손은 5040억원에 달한다. 이익잉여금 결손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을 불러올 수 있어 기업들이 가장 경계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익잉여금에 영향을 주는 영업손익은 또 다시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익잉여금은 영업이익에서 기타영업외손익과 법인세비용 등을 차감 한 후 결산된다. 대신증권은 지난 1분기 어닝쇼크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중공업이 영업손실 14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 약 3조1506억원을 6301억원으로 줄일 예정이다. 감액분 2조5200억원은 자본잉여금으로 편입돼 자본잠식 우려를 해결하는 데 쓰인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무상감자는 재무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무상감자에 이어 단행할 유상증자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오는 11월 실시할 것으로 점쳐지는 유상증자의 목적도 재무구조 개선이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가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급증하던 부채비율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159%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248%로 올랐고 올해 3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부채비율은 238%로 떨어질 것"이라며 "차입금 상환도 마무리하면 올해 말 부채비율을 198%까지 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미래경쟁력을 위한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를 대응할 수소 및 암모니아 활용 차세대 연료 기술과 자율 운행이 가능한 스마트십 솔루션 등 신기술 개발에 자금이 투입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정상화에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환경 규제 및 선박 교체 사이클이 도래할 때 삼성중공업이 수혜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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