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리더십 논란? 제가 젊어서 그런 건지…김종인 때는 안 그러더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강원 원주시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실내체육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으로 촉발된 리더십 논란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16일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여야 대표 회동 때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에 사실상 합의한 것을 두고 당내 비판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작년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동의하는 모양새를 취했을 때 지금과 같이 반발을 안 하셨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10일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만나 '추석 전 많은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토록 노력하자'고 합의한 당시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당내 비판 여론이 정치 철학, 경제적 관점에만 근거한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는 "신임 대표고 제가 나이가 좀 젊다 보니까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저희 당 의원들이 항상 철학 얘기하고 또 학자적인 관점으로만 얘기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에 노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그러자 당내 반발이 이어지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자질 논란이 잇따랐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같은당 윤희숙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젊은 당대표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수많은 이들의 신뢰를 배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3일에도 윤 의원은 "(이 대표의) 문제는 4년 내내 국민을 현혹시킨 '전 국민 돈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것"이라며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망가뜨린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내부 철학의 붕괴"라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난지원금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존 자금에 집중돼야 한다는 철학이 없어서 생긴 일"이라며 "이 대표의 판단이 실망스럽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송 대표와 회동 당시) 먼저 손실 보상에 대한 부분을 강화하고 남는 재원이 있으면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대상화하는 것을 검토한다 이렇게 얘기했다"며 "이런 절차는 협상에서 비일비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내 강경파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철학은 저도 당연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180석 대 100석의 의석 비율을 갖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런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결과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더 두터워지지 않았을 것이고 재난지원금은 결국 100%로 지급이 됐을 것"이라며 "외교 협상에서도 100대 0은 없으니 그런 점을 감안해서 정치를 해야 된다"고 잘라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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