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2금융권서 받은 빚만 33兆

올 상반기 21.7조↑…지난해 순증액 2배 달해
코로나 생활고에 대출 규제 풍선효과 영향 분석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코로나19 이후 제2금융권에서 나간 신규 대출이 3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순증액의 2배에 달할 정도로 폭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고에 내몰린 저신용·저소득자들이 급증한 데다 은행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1년6개월간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순증액은 33조원에 달했다.

2019년 4조5000억원이 감소했던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4조2000억원이 줄어들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 15조5000원이 증가하며 급격하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엔 전년 총 순증액의 2배인 21조7000억원이 폭증했다.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한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장기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3곳 이상의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말 기준 126만명으로 1년 새 20만명(19.2%) 넘게 늘어났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며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든 자영업자들이 은행의 높은 문턱에 대출이 막히자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금융당국이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을 막기 위해 은행 대출을 조인 데 따른 ‘풍선효과’도 요인으로 꼽힌다.

2금융권의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가계부채 리스크 회의’에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은행권과의 규제차익을 조기에 해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의 경우 은행권에 비해 대출한도에 여유가 있어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저축은행 등에서 추가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에 맞춰 대출을 받는 차주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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