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발언, '대화 그만하자' 아냐…‘대화 모멘텀’ 촉구 메시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을 겨냥해 ‘꿈보다 해몽’이라는 내용의 담화를 낸 것은 대화를 거부한다는 뜻보단 대화에 나서기 위한 모멘텀 제시를 촉구하는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전날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담화를 인지하고 있지만 외교에 대한 우리 관점에는 변화가 없다"며 "북한이 우리의 접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계속 희망한다"고 답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대화와 대결 준비’를 강조한 것과 관련,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흥미 있는 신호’라고 밝힌 데 대해 "꿈보다 해몽"이라며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액면 그대로 ‘대화 거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프라이스 대변인의 추가 입장을 살펴보면 미국 역시 김 부부장의 담화를 ‘대화 중단’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계속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북측과의 대화를 모색하겠다는 것. 전문가들도 김 부부장의 담화는 ‘대화 중단’이 아닌 ‘대화 모멘텀 촉구’ 차원으로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부부장의 담화는 대화 거부가 아닌,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구체적인 명분을 달라는 메시지"라며 "북한이 대화에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화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김 총비서가 전원회의에서 ‘대화와 대결’ 즉 (두 측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미국이 대화 쪽에 방점을 찍어 해석한 데 대해 반발한 것"이라며 "대화를 접은 것은 아니지만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따라 확실한 명분을 주어야 대화로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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