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①] 권인숙 “바닥의 기준을 정하는 법”

차별금지법 공동 발의 의원 인터뷰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권 신장을 위해 언제나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엔 공군 성폭력 사건 발생 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국방위원회로 상임위를 사보임까지 하는 등 군 인권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권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은 바닥의 기준을 정하는 법”이라고 정의했다. “이 정도까지 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법적 선언”이 차별금지법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 의원과 일문일답.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너무 드러나지 않아서다. 커밍아웃을 한 사람이 이렇게 없는 나라인 게 가장 큰 근거다. 성소수자 중에서 동성애자들은 우리 사회에 거의 안 나와 있다. 보편적으로 5% 정도를 잡고 있는데 사실 트랜스젠더 보다는 숫자가 훨씬 많은 편이다. 트랜스젠더는 외형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얘기를 많이 해야 하는 조건이 되었다. 하지만 동성애자가 이렇게까지 가시화 안 되는 건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다. 결국 어마어마한 차별의 감정, 낯설고 이상하고 가까이 할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정체성을 감추고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다.

-법안 내용 중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

=아주 바닥의 기준을 정하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정도는 허락하지 말자는 거다. 도덕의 바탕, 정도의 수준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안 한국계 여성이 살해 당했던 그런 것들이 보도된다. 혐오와 차별이 사회적으로 허용 됐을 때 험악한 현실을 보여준다. 적어도 사람들한테 이렇게는 대하지 말자는 바닥의 기준점을 잡은 것이 차별금지법이다.

-아직도 법이 통과되지 못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접적으로 표와 연결돼 있다. 지역구 있는 의원들에겐 바로 현실화 되는 문제다. 두려움이자 지겨움이다. 일할 수 없을 정도로 민원이 밀려든다고 한다. 너무 오랫동안 통과 시키지 않아왔던 그 속에서 쌓여 온 패배감도 있다.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이 어떤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별금지법이 있었다면, 변 전 하사의 상황은 달라졌을까

=국방부도 함부로 그렇게 못 했을 거다. 차별인 거니까, 금지돼 있는 행위이니까. 모든 차별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차별금지법은 합의된 선언이다. 이 정도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혐오 발언을 극단적으로 쏟아 내는 모든 행위들이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다. 극단적인 것들은 정리가 될 것 같고 같이 변화해나가야 할 것이 많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