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워너·디스커버리 49조규모 합병‥주가 추락

AT&T, 케이블 TV 산업서 발 빼기
넷플릭스 대항마 노렸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통신사 AT&T의 자회사 워너미디어와 케이블 TV 채널 사업자 디스커버리가 하나로 합쳐 신설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AT&T는 미디어 사업에서 발을 빼 통신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로 했지만,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AT&T와 디스커버리는 17일(현지시간) 양사의 미디어 콘텐츠 자산을 통합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AT&T가 보유 중인 워너미디어를 기업분할해 디스커버리와 합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AT&T는 이번 계약으로 현금과 부채를 합쳐 총 430억 달러(약 49조원)를 받는다. 타임워너를 인수할 때 지급한 850억 달러(약 97조 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AT&T는 2018년 워너미디어의 전신인 타임워너를 인수한 지 3년 만에 케이블 TV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주문형 스트리밍으로 이전하는 시장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워너미디어는 케이블채널 CNN, HBO, 시네맥스, TNT, TBS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를 거느리고 있고, 디스커버리는 동명의 케이블채널과 애니멀플래닛, HGTV 등을 소유하고 있다.

워너미디어는 HBO맥스,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각각 운영 중이지만 선발기업인 넷플릭스나 출범 1년여 만에 구독자 1억 명을 돌파한 디즈니+에 미치지 못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병이 AT&T가 '리얼리티 TV 제국'인 디스커버리와 미디어 자산을 결합함으로써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사업체를 만들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신설 기업의 콘텐츠 투자비는 200억달러로 넷플릭스와 유사한 수준이다.

후발 주자들의 변신 시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냉정했다. 이날 AT&T의 주가는 개장 직후 4% 상승했지만, 오히려 2.7% 하락하며 마감했다. 디스커버리도 10% 상승 출발한 후 오히려 5%나 급락했다. AT&T의 회사채 값은 부채부담 축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문형 스트리밍의 최강자인 넷플릭스는 0.87% 하락에 그쳤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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