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 친구 외삼촌 경찰 간부?…'왜곡된 허위 사실 난무'

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민간 잠수부들이 고(故) 손정민 씨 친구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故손정민(22)씨 사망과 관련해 여러 가지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사건 당시 손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동기 A씨의 외삼촌이 전 서울 서초경찰서장이었던 최종혁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면서 최 과장이 이 사건을 덮으려 하고 있다는 의혹을 담은 내용의 글과 영상이 떠돌자, 당사자인 최 과장이 해당 소문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

16일 최 과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A씨와 친인척 관계가 전혀 없다"며 "저는 여동생이나 누나가 없이 남자 형제만 있어 애초 누군가의 외삼촌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이 경찰 고위직 지위를 이용해 손씨 사망 경위를 밝히려는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은 형사과 소관이며 수사과장으로서 관여할 일도 없다"며 해명했다. 그는 사건의 사실관계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최 과장은 "처음에는 그냥 지켜보려고 했으나 너무나 왜곡된 허위 사실이 확산하면서 입장을 내게 됐다"며 직접 해명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최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최 과장이 A씨의 외삼촌이며, 이 사건의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소문이 기정사실화되어 최 과장의 프로필, 약력 등과 함께 확산되고 있다.

16일 고(故) 손정민 씨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입구를 찾은 시민들이 손씨를 추모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유튜브에 '한강 대학생'을 검색하면 사건과 관련된 많은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영상을 살펴보면 'A씨의 충격적인 실체', 'A가 확실한 범인. A가 기소 된 이유' 등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A씨를 범인인 양 몰아가는 영상도 올라와 있다. 또한 일부 유튜버들은 '손씨의 죽음과 관련된 진상규명에 도움이 된다'는 명목을 내세우며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손씨의 사망 경위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지도 않은 상황에서 A씨가 기소됐다는 내용은 허위사실이다. 또한, 타인의 신상 정보를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것은 위법 행위로 형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경찰 안에서도 A씨를 범인으로 간주하는 음모론이 되레 수사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손씨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 온라인에서는 손씨와 한강에서 함께 술을 마셨던 동기 A씨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각종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우선 A씨 아버지가 대형 로펌 변호사라는 말이 나왔고, 이에 손씨의 아버지가 "변호사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A씨의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교수라는 소문이 퍼졌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온라인상에 강남세브란스병원 특정 의료진을 거론하는 루머는 사실과 다르며 본원 소속 의료진 가족과는 무관하다"고 공지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상황이 너무 극단적으로 간다", "확실치도 않은데 사람 잡네", "일단 모든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중립을 유지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손정민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손씨의 사인이 익사로 판단된다는 부검 결과를 했고, 국과수는 손씨의 머리 부위에서 발견된 상처는 사인을 고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손씨가 실종된 사건 당일 오전 3시38분부터 오전 4시20분 사이 '40분간' 행적이 파악되지 않아 그의 사인과 진상 규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손씨의 아버지는 국과수 부검 결과가 발표된 지난 13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예상했다"고 말하며 "처음부터 경찰 측에 '익사를 전제로 어떻게 물에 들어갔는지를' 수사해야 한다고 부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은 해군 등과 공조해 아직 찾지 못한 A씨의 휴대전화 수색을 이어가는 한편 CCTV와 블랙박스 분석, 목격자 조사 등을 통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팀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