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한마디에 '검은 목요일' 재현 우려…롤러코스터 탄 가상화폐(종합2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비트코인 결제 중단"
비트코인 전날 대비 13% 급락 후 소폭 반등
투자자들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추매 이어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인플레이션 우려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까지 돌연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13일 비트코인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더블 악재로 암호화폐 시장의 '검은 목요일'이 재현되는 듯 했으나 아시아시장의 저가 매수세로 비트코인 가격이 소폭 반등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한다"며 "비트코인 채굴에 화석연료, 특히 석탄의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머스크 CEO는 "암호화폐의 유망한 미래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환경을 대가로 치를 수는 없다"며 "우리는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소비되는 에너지의 1% 미만인 다른 암호화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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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머스크 CEO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비트코인은 시세는 급락했다. 전세계 가상통화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3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3.24% 급락한 4만9706.62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투자자들 사이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자 저가 매수 기회를 삼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암호화폐 가격은 소폭 반등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가격은 24시간전 대비 10.95% 하락한 5만938.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전 세계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머스크가 수차례 트위터를 통해 가상화폐 띄우기에 나서며 기대감을 품게 하고서는, 갑작스러운 발표로 시세급락을 이끌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분노를 일으킨 것이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는 머스크가 암호화폐 투자자들을 "배신했다"는 트윗이 가장 많이 날리고 있다.

그동안 머스크 CEO는 공개석상에서 암호화폐와 관련한 발언을 쏟아내며 가상화폐 시세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앞서 테슬라는 2월에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하는가 하면, 자사 제품에 대한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허용한다고 밝히며 비트코인 가격의 랠리를 이끌었다. 또 머스크 CEO는 향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가상화폐에도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며, 스스로를 ‘도지파더(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미 NBC 방송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을 언급했는데, 머스크 CEO의 방송 출연을 전후로 도지코인의 가격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9일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도지-1 달 탐사’ 입무 비용을 도지코인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미 당국도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해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장은 지난 6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있지만 의회가 나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역시 가상화폐에 대해 "투기성이 강한 자산"이라며 "투자자들의 잠재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전날 시총 1조501억달러(약 1185조원)에서 190조원 가량 빠진 8789억달러(약 992조원)로 줄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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