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재건축 시동, 아시아선수촌 청사진 나왔다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안 공개
주민의견 청취 6월 확정될 듯
박원순 전 시장이 미룬 압구정, 여의도 일대 기대감 상승
다만 집값 상승이 걸림돌 토지거래허가제 효과 관건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재건축 청사진을 공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 정상화를 위한 신호탄을 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그간 사업이 보류된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집값 상승이 걸림돌이다.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시행되는 토지거래허가제 효과 여부에 따라 오 시장이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 달 7일까지 아시아선수촌 지구단위계획 지정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에 대한 열람을 진행한다. 지구단위계획안에는 신혼부부·노인·청년 등을 대상으로 한 분양·임대주택 공급 방안과 도서관 등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 설치 등이 담겼다. 시는 주민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청취하고 보완 절차를 거쳐 이르면 6월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반대 의견이 있는 주민은 열람기간 내 의견서를 제출하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획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선수촌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와 임원 숙소 목적으로 지었다가 이후 일반분양했다. 총 1356가구로 중대형 위주로 구성됐다. 지하철 2·9호선 환승역인 종합운동장역 역세권인 요지다. 강남구 삼성동과 인접해 있어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최대 수혜 단지로도 꼽힌다. 이 단지는 2018년 재건축을 위한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현재 정밀안전진단이 진행 중이다.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이어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하면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할 수 있다.

아시아선수촌의 지구단위계획 지정은 오 시장이 재건축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압구정지구, 여의도지구 일대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 지역에는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단지가 많아서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만 결정하면 사업에 가속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압구정의 경우 5년째 지구단위계획안이 보류됐고, 여의도도 박 전 시장의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집값 급등에 가로막히면서 계획 수립이 미뤄진 상태다.

다만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에 따른 집값 상승이 걸림돌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올라 전주(0.07%)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노원구 상계동을 비롯해 압구정, 여의도 등 주요 재건축 단지가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결국 27일부터 압구정, 여의도, 성동구 성수동, 양천구 목동 등에서 발효되는 토지거래허가제의 집값 상승 억제 여부에 재건축 정상화의 성패가 달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택의 경우 구매 후 2년 동안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가 불가능해져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집값 상승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의견이 갈린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까다로운 허가 요건 탓에 거래량은 줄겠지만 재건축 신호가 분명해지면서 가격은 오히려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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