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늘어난다는데… 지지부진한 백화점株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보복 소비 증가로 백화점 매출액 증가세가 16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데 정작 백화점 업체들의 주가는 시큰둥하다. 이커머스 업체와 경쟁 심화 우려와 면세업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예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오전 9시30분 기준 신세계는 전 거래일 대비 0.54% 내린 27만6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롯데쇼핑은 0.81% 내렸고 현대백화점은 0.23% 올랐다. 이들의 한 달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각각 4%, 2.3% 하락했고 현대백화점은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 들어 백화점의 매출 증가세는 역대급 흐름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6일 발간한 경제 동향을 보면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급증해 2005년 그린북 발간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1분기 백화점 업체들의 기존점 성장률은 20%대로 예상된다. 회사별 1분기 기존점 성장률은 신세계백화점 30%, 현대백화점 25%, 롯데백화점 18% 순으로 예측됐다.

그런데도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이커머스 업체와 경쟁 심화 우려가 강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대 이상의 강한 내수로 인한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박스권에 지루하게 갇혀있는 상황"이라며 "이커머스업체와 오프라인 매체의 경쟁 구도에서 전통 유통업체들의 점유율 하락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실적이 반영되는 롯데쇼핑의 경우 이커머스 소비자 확보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가한 만큼 주가는 인수 결과가 발표되는 오는 5~6월까지 큰 움직임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커머스의 소매시장 침투율은 43%까지 커지며 소매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소비자들의 이커머스 사용이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이베이코리아 인수 여부에 따라 기업 체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와 면세업 회복 지연 우려도 반영되고 있다. 면세업자들은 공항임대료 납부 방식 변경과 경쟁 완화로 비용을 축소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다만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져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폭발적인 수요 회복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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