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박완주 의원이 15일 페이스북에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한 강성 당원이 올린 글을 공유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함이 민주당스러움"이라며 일침을 놨다.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당내 '친문(친문재인) vs 비주류·일부 초선'으로 나뉘어 일부 사안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터라, 이 같은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 눈이 쏠린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날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친문 성향이 짙은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쓴이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전화번호를 공개하며 "박완주가 원내대표 되는 꼴은 못 보겠다. 민주당 의원들한테 윤호중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라고 문자 보내달라"고 적었다. 이어 "박완주가 원내대표 된다는 건 민주당이 검찰한테 무릎 꿇겠다는 것"이라며 "원내대표를 내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윤호중·박완주 양자대결로 치러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친문' vs '비주류 혹은 탈친문'의 구도로 보고 있다. 윤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주자로 꼽히는반면 박 의원은 친문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기 때문이다. 특히 박 의원은 이른바 '조국사태'에 대해서도 "금기시 될 것은 없다"며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야한다는 입장이라 친문 강성당원들과는 해당 이슈에 있어서 접근방식이 다르다.
이러한 글을 공유한 박 의원은 "건강한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한다. 그러나 상대에게 과도한 압박으로 느껴지게 하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존중함이 민주당스러움"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비주류·일부 초선의원들을 향해 '민주당답지 못하다', '배은망덕하다' 등의 비판을 한 바 있다.
특히 초선의원들이 '조국사태'와 당의 대응에 대해 반성문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친문 성향의 강성 당원들은 이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를 대놓고 거론한 초선의원 5명은 '초선5적'으로 규정하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후 재선·3선 의원들이 내놓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과 당쇄신 방안은 톤이 한층 낮아지면서 조 전 장관 언급은 아예 빠졌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소수 강성 당원의 목소리에 다양한 의견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는 자성이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전일 페이스북에 "우리 당에 변화와 쇄신의 움직임이 있기는 한 거냐"며 "(문자폭탄 등에) 맷집이 약한 의원들은 진저리치며 점점 입을 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