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참패한 당 맞나…내홍만 더 깊어진 민주당

친문 vs 비문 주도권 다툼
내분 시각에 일단 진화나서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 방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초·재선 의원들이 친문(친문재인) 배제 필요성을 주장하고, 다른 축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구도가 12일에도 이어졌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 되는 모습이다.

신현영,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에 참석, 간담회 시작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친문 배제, 조국 비판 등으로 지지층에서 ‘초선5적’이란 말까지 들은 초선의원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에서 두 번째 모임을 갖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기존 5명 외에도 나머지 초선의원들이 추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을 주최한 고영인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2030, 중도 지지층이 당을 많이 떠났다. 민심을 다시 한 번 점검하지 않으면 내년 대선과 지선에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선의원 47명도 긴급간담회를 열며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 초·재선 공히 친문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당내 구도를 경계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일련의 움직임을 ‘내분’으로 바라보는 시각까지 나오자 비판 대상이 된 쪽에선 즉각 진화를 시도했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친문과 비문을 나누는 사람은 당내 거의 없다"며 "언론에서 친문·비문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비(非)문 진영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이날 라디오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편 가르기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누구나 같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삼가야할 것"이라고 맞서며 내홍으로 번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현재 민주당 내홍을 대선을 앞둔 여당의 권력 재편 과정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권의 향배가 걸려있는 문제"라며 "강성 세력과 비주류 간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내달 2일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때까지 당을 이끌어갈 당대표를 포함한 차기 지도부를 확정한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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