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울렁거렸지만 곧 괜찮아졌다'…'설렘·기대 가득' 백신 접종현장

9시 '백신 접종 시작' 도봉구 보건소 가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 보건소에서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접수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어제 저녁에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처음엔 조금 울렁거렸는데 이제는 괜찮습니다."(도봉구 보건소 1호 접종자 김정옥 노아재활요양원 원장)

26일 오전 9시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5266명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일제히 시작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 이후 1년1개월여 만이다. 방역당국은 국내 1호 접종자를 특정하지 않고 이날 오전 9시부터 접종하는 이들 모두가 첫 접종자라고 명명했다.

이날 도봉구 보건소에서도 예정대로 오전 9시부터 9시30분까지 접종 대상자 10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이날 하루 이곳 보건소에서는 60명 가량이 시간대를 나눠 접종하게 된다.

오전 8시49분 첫 접종자인 김정옥씨가 보건소로 들어섰다. 김씨는 접종이 진행되는 4층으로 올라와 문진표와 신분증을 제출해 접수를 마쳤다. 이후 예진 순서로 이동해 예진의와 백신 접종 여부, 알레르기 유무, 혈압 등을 확인했다. 그 사이 접종 예정인 20~60대 여성 10명 가량이 접종실 바깥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가 접종에 앞서 예진을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접종실에서의 실제 접종은 7~8초만에 빠르게 진행됐다. 먼저 의료진이 백신 보관함에서 유리병을 꺼내 입구를 소독한 뒤 주사기에 삽입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접종 후 의료진은 “주사 맞은 부위가 붓거나 아플 수 있다. 귀가 후 열이 심하게 나면 병원에 가고 오늘 목욕은 하지 않은 것이 좋다. 15분간 대기하고, 집에 돌아간 뒤에도 3시간 이상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날 접종한 경우 2차 접종은 8주 뒤에 이뤄진다.

김씨는 관찰실에서 대기하던 중 잠시 메스꺼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의료진이 즉각 맥박과 혈압을 확인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김씨는 접종 30분 뒤 관찰실을 나서며 “아까 앉아있을 때 조금 울렁거렸는데 15분 있었더니 괜찮아졌다. 좋다"면서 "집단 면역이 잘 형성되면 어르신들이 맘껏 면회도 할 수 있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두번째 접종자로 나선 같은 병원의 오정화(45) 씨는 "떨리거나 두렵기 보다는 백신 종류에 따라 예방효과가 다르다는 보도가 있어 그런 부분이 걱정됐다"며 "접종 후 떨리고 살짝 메스껍기도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이 희망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상준 도봉구보건소장은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데 일상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것”이라며 “첫 발을 내딛게 돼 지역 보건을 담당하는 담당자로서 감회가 깊고 이를 계기로 빨리 일상으로 주민들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4차산업부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