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런 요금 낼 수 있나' 美 텍사스, 살인적 한파 '1800만원' 전기요금 폭탄

지난 16일 미국 텍사스 알바인에서 주민들이 뗄감으로 사용할 장작을 나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사상 최악의 한파와 폭풍이 덮친 미국 텍사스주의 주민들이 '전기요금 폭탄'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뉴스는 20일(현지시간) 최근 심각한 겨울 폭풍에 따른 한파로 텍사스에서는 20명 이상이 숨졌고 대규모 정전과 수도 공급 중단 등 큰 피해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기요금 급등으로 해당 지역 일부 주민들은 터무니없이 치솟은 고지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알링턴에 사는 타이 윌리엄스는 "이번 달 1만7천달러(1881만원)에 달하는 전기 요금 청구서를 받았다"라며 "세상에 누가 이런 요금을 낼 수 있나. 절대 말이 안 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파 사태에 앞서 그가 평소 집과 게스트하우스, 사무실을 합쳐 매달 평균 지출한 전기요금은 약 660달러(73만원)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텍사스 달라스 교외에서 연금으로 생활하는 퇴역 참전 용사 스캇 윌러비 역시 지난주 1만6750달러(1848만원)의 전기요금을 청구받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단지 냉장고와 전등을 켜놓았을 뿐, 특별히 전기를 많이 사용한 것은 아니었으나 평소 모든 공과금을 합친 것의 70배에 달하는 금액을 청구받았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주민이 지난 16일 눈을 치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기 요금이 치솟은 이유는 이들이 전기를 공급받는 도매 전력 업체의 변동 요금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요금제는 전기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전기 요금 폭탄'에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0일 "추위 속에서 수 일간 고통을 겪은 주민들에게 전기 요금으로 타격을 받게 할 수는 없다"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이상 한파로 대규모 정전 및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텍사스에 중대 재난지역 선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텍사스는 중대 재난 선포에 따라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 마련과 주택 수리 비용, 저금리 대출 등 연방정부로부터의 지원이 더 늘어날 방침이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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