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죽' 30년 독주 깬 '비비고', 즉석죽 새 강자 눈앞

작년 시장점유율 2.8P차
11월, 12월 비비고죽이 1위
파우치 시장 60%대 압도적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30년 동안 즉석죽 시장을 지켜온 ‘터줏대감’ 동원F&B의 아성을 ‘신흥 명문’ CJ제일제당이 흔들고 있다. 시장 점유율 격차를 2.8%포인트(p)까지 좁히며 조만간 역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비비고죽 질주

15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비비고죽은 지난해 11월, 12월 기준 즉석죽 시장 점유율에서 각각 42.7%, 45.3%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동원F&B의 양반죽은 각각 41.7%, 39.5%로 2위로 밀려났다. 오뚜기 점유율은 9%대로 3위에 머물렀다. 앞서 지난해 4월과 5월에도 비비고죽의 점유율이 각각 39.4%, 40.2%로 양반죽을 제쳤다.

품목별로 보면 11월, 12월 파우치 시장은 CJ제일제당이 압도적이었다. 동원F&B가 28.9%, 29.6%, CJ제일제당이 60.7%, 60.2%였다. 반면 용기 시장에서는 동원F&B가 각각 53.9%, 54.0%로 우세했다. CJ제일제당은 25.7%, 25.5%를 기록했다.

3년전 4.3%→지난해 41.9%

CJ제일제당의 파우치죽인 비비고죽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즉석죽 시장은 동원F&B의 양반죽이 평정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파우치죽을 앞세워 용기죽 중심으로 형성돼 온 즉석죽 시장 판도를 단번에 바꾸며 2강 체제를 구축했다. 2018년 CJ제일제당 비비고죽의 점유율은 4.3%로 미미했지만, 1년 만에 34.6%로 점프했다. 2018년 60.2%로 독주했던 양반죽은 2019년 43.4%로 내려앉았다.

지난해는 양반죽이 가까스로 1위를 지켰지만, 비비고죽과 격차는 좁혀졌다. 동원죽(41.9%)과 비비고죽(39.1%)은 2.8%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출시한 뒤로 2년 동안 비비고죽의 누적 매출액은 1500억원을 넘어섰고, 누적 판매량도 6000만개를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은 즉석죽 시장의 성공적 진출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쌀 가공분야 상온 가정간편식 전문가로 구성된 ‘비비고죽 연구개발팀’을 꾸렸다. 연구개발팀은 쌀, 육수, 원물 등 항목에 집중 연구했다. 원물 전처리, 살균, 육수 기술을 통해 원재료 자체 맛과 식감을 살렸다. 동원F&B도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2019년 파우치죽을 출시했으며, 프리미엄 라인업(양반 수라)도 강화했다.

즉석죽 시장 1500억원대 규모

파우치죽 등장으로 즉석죽 시장 규모도 성장했다. 1강 체제를 30여년간 유지해온터라 죽 시장은 700억~800억원대 규모로 성장이 멈춰있었다. 파우치죽의 인기로 죽 시장 규모는 2019년 1357억원, 지난해 1465억원으로 급증했다. 식품업계는 즉석죽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엔 편의점에서 용기죽을 간단히 먹는 대용식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마트에서 파우치죽을 구입해 가정에서 데워먹는 것으로 ‘일상식’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아침대용식, 다이어트식, 해장, 간식 등 다양한 용도로 즉석죽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판매 경로도 편의점에서 할인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도 외식 대신 집밥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면서 즉석죽 시장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식당에서 먹는 전문 죽만큼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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