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25% 비싸진 계란 … 미국산 수입으로 안정화될까?

알 낳는 닭 12% 이상 살처분 … "가격 올랐지만 아직 공급부족은 아냐"
제과·제빵업계 원가상승 부담 … 다음주부터 수입 계란 시장에 풀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 한 판 가격이 6천 원을 돌파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달걀 한 판의 소매 가격은 8일 기준 6082원으로 집계됐다. AI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밥상물가에 영향을 주는 닭고기와 달걀 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공급이 줄고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이르면 다음주 수입 계란이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2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계란 한 판(특란 30개) 소비자가격은 6610원으로 한달 전 5675원보다 16.5%(935원) 올랐다. 두 달 전인 11월23일 소비자가격 5578원과 비교하면 18.5%(1032원), 일년 전 가격 5249원과 비교하면 무려 25.9%(1361원)나 비싸다.

통상 명절을 앞두고 가정에서 계란 수요가 늘면 가격이 소폭 오름세를 보이긴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AI의 직격탄을 맞았다. 닭과 오리 등 사육가금 살처분이 급증하면서 이달 20일까지 살처분된 산란계(알을 낳는 닭) 숫자만도 878만8000마리에 달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국내 산란계는 7258만마리로, 이미 12.1%가 줄어든 셈이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선 현재 계란 가격 상승 외엔 수급 차질을 빚을 만한 상황까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사재기 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소비자 구매량을 '1인당 1판'으로 제한하는 등 대책 마련을 고심중이다.

정부는 AI 확산으로 추가 살처분이 이뤄질 경우 '계란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지난 20일 수입 신선란과 달걀가공품 등 총 5만t에 긴급할당관세를 한시 적용, 무관세로 수입하기로 했다. 이들 수입 계란의 공급을 맡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날부터 미국산 신선란 60t에 대한 공매 입찰을 진행중이어서 이 계란은 이르면 다음 주중 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7년에도 AI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폭등하자 수입 관세를 면제하고 미국, 호주, 스페인 등에서 계란을 들여와 가격을 안정시킨 바 있다. 당시 연초 9000원을 넘어 1만원에 육박하던 계란 한 판 가격은 수입물량이 시장에 풀린 이후 7000원대로 떨어졌고, 9월 즈음에는 5000원대까지 낮아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계란 공급 상황이나 가격은 아직 2017년 수준까지는 아니다"며 "과거 경험으로 미뤄 볼 때 일반 소비자들이 수입 계란을 크게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계란을 대량 소비하는 식당이나 제과점 등 중소 자영업자, 제과·제빵업계에선 원가 부담이 커지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AI 확산 여파에 따라 가격 안정을 유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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