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역설…생보사, 방카슈랑스 실적 40% 껑충

전년 대비 40.2% 늘어
은행도 보험상품 판매 확대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보험사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강화하고, 은행은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보험상품 판매 확대에 나선 결과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누적기준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5조3676억원으로 전년 3조8297억원 대비 4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 1조5379억원 가량 급증한 것이다.

특히 중소형 생보사들의 성과가 눈에 띄었다. KDB생명의 경우 같은 기간 1502억원으로 전년(26억원) 대비 약 5676.9%나 폭증했다. KB생명도 이 기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1579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143억원) 대비 1004.2% 뛰었다. 하나생명과 DGB생명은 각각 223.93%, 170.66% 급증한 299억9600만원, 53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뒀다.

대형 생보사도 선전했다. 삼성생명은 전년 대비 125.8% 증가한 2조521억원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약 1조1434억원 증가하며 2배 가까이 뛴 수치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전년대비 각각 87.5%, 40.5% 늘어난 4531억원과 18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3년간 생보사들은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본변동성을 높이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방카슈랑스, 사이버마케팅(CM) 채널 등의 판매를 강화했다. KB생명의 경우 지난해 연금보험 상품을 모바일 방카슈랑스 전용 상품으로 개정하면서 지난해 10월 기준 CM 채널 초회보험료가 31억원에서 90억원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은행 역시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보험상품 판매를 늘리면서 방카슈랑스 실적이 크게 뛰었다는 분석이다. 저금리로 예·적금 상품을 찾는 고객이 줄어든 데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이슈로 펀드 판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면서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높이기 위해 보험판매를 늘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금융권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변하면서 보험사와 은행이 각자의 이익확보를 위해 보험판매를 늘리다보니 지난해 방카슈랑스 실적이 급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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