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설 솔솔...택배株 뛰어오르나

늘어난 일감에 비해
낮은 수익성이 발목잡아
업체간 과열경쟁에 단가 하락
작년 2000원대 아래 떨어져

택배기사 처우개선 위해
단가 인상, 사회적 공감
외형 성장·수익성 개선 기대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올해 택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택배주에 대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택배회사간 과열 물량 경쟁으로 택배 단가가 10년 넘게 2000원대에 머무른데다 최근 택배기사의 처우문제가 불거지면서 가격 인상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물량 증가로 20%대 택배 매출 성장을 이뤄낸 택배업계가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부터 전날까지 CJ대한통운, 한진 등 주요 택배사들의 주가는 평균 30.8%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42.18% 오른 것을 감안하면 시장 상승률에 다소 미치지 못한 기록이다. 새해 들어서도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첫 증시 개장일인 지난 4일 16만8500원으로 마감한 CJ대한통운 주가는 전날까지 2.08% 하락한 16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진도 같은 기간 4만7500원에서 3.26% 내린 4만5950원을 기록했다.

택배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어느때보다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늘어난 일감에 비해 낮은 수익성이 발목을 잡으면서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물류업체들의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기준 평균 3~4%대 수준으로 글로벌 업체들의 7-9%대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체들간의 과열 경쟁으로 택배 단가가 꾸준이 떨어진 여파다. 국내 택배단가는 2006년 개당 평균 2807원에서 2019년에는 2269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000원대 아래로 또 내려왔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지난해 택매 매출은 3조1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40억원(25.74%)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평균 택배 단가가 1987원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영업이익은 29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진의 경우에도 택배 매출이 같은 기간 1870억원 늘었음에도 총 영업이익은 190억원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는 택배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가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코로나19로 발생한 언택트 소비트렌드 수혜가 택배사들의 외형 성장에 이어 수익성 부분으로까지 나타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택배 기사 처우문제가 사회문제로 번지면서 정부도 택배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해 택배업계 가격 체계 정상화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리 처우개선에 나섰던 CJ대한통운의 경우 단가 인상의 효과를 그대로 누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택배단가를 100원(5.0%) 인상할 경우 18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출이 발생돼 처우개선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증익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기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단가 인상 부분이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택배산업에서는 전반적인 단가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택배사들의 구조적인 단가인상에 따른 실적개선 모멘텀에 주목할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본시장부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