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년] 배달앱의 일상화, 서비스의 전국화

확 바뀐 음식문화…메뉴·지역 경계 없이 확산
배달 대행건수 134% 증가, 기업·라이더 상생은 과제

#.직장인 김정희(가명)씨는 최근 지난달 카드 결제 내역을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결제한 금액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하며 편리하게 비대면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하던 배달 앱은 어느덧 한 달 식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배달이 삶에 자리잡은 자리가 그 만큼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1년 동안 삶 구석구석에 침투해 생활 양식 자체를 바꿨다. 식(食)문화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음식 배달이 보편적인 서비스가 됐다는 점이다. 과거 중국 음식, 피자, 치킨 등 특정 메뉴에 한정됐던 배달 서비스는 이제 한정식부터 셰프의 요리까지 배달이 안 되는 메뉴가 없어졌고, 수도권과 지역 가리지 않고 전국 어디서나 널리 쓰이게 됐다.

19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 앱 시장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의 월 사용자 수는 지난해 24.5% 증가했다. 1월 1377만명 규모에서 12월 1715만 명까지 늘었다. 338만명이 새로 유입된 셈이다. 후발 주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쿠팡이츠의 지난 12월 일 평균 사용자 수는 46만 명으로 1월의 약 3만 명 대비 15배 이상 급증했다. 1월 26만 명 수준에 머물던 월 사용자 수도 12월 들어 284만 명으로 늘며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시장 2위 요기요의 월 사용자도 774만 명에 달한다.

사용자가 늘면서 ‘배달 경제’의 규모도 커졌다. 우선 배달 건수가 크게 늘었다.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전국 배달 대행 건수는 1억3322만건으로 전년보다 13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시도 중 12곳에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배달 서비스의 ‘전국화’도 뚜렷해졌다. 이에 음식배달을 통한 결제액은 월 1조6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통계청의 11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른 것으로 이는 전년 대비 60.6%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배달의 일상화는 플랫폼 노동의 아이콘으로 라이더라는 직업이 부상하는 계기도 됐다. 업계에서는 전국에서 뛰고 있는 라이더 숫자를 약 2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이더들은 음식 배달에서 생필품, 옷 배달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플랫폼 경제의 최전선을 새로 구축하고 있다. 갑자기 커진 역할 만큼이나 배달과 라이더를 둘러싼 과제도 산적해 있다. 라이더들과 운영 기업 간 노사 문제를 비롯해 배달료, 배차 기준 등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업과 라이더들이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 찾는 게 올해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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