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해안가 경계시스템 모두 허술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강원도 동부전선 '철책 귀순' 사건 당시 GOP(일반전초)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아 논란이 된 가운데 해ㆍ강안 경계시스템에도 군사 기밀을 넘겨주도록 설계된 악성코드가 발견됐다.

26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부의)'해ㆍ강안 경계시스템 취약점 점검 결과'에 따르면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사)는 중국업체가 군사 기밀을 몰래 빼돌리는 악성코드를 심은 후 군에 (CCTN를) 납품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납품될 감시 장비 215대 모두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고 긴급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이 악성코드는 백도어(Back-Door)를 통해 다수의 다른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사이트로도 연결됐다. 백도어는 아무런 보안 인증 없이 특정인이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뜻한다. 그 밖에도 ▲저장 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영상 정보를 PC 등 다른 장치에 저장할 수 있는 점 ▲ 원격으로 접속 가능하도록 인터넷망(ftp, telnet 등)이 열려 있어 외부자가 시스템에 쉽게 침입할 수 있는 점 등 심각한 보안취약점도 추가로 보고됐다. 모두 군사 기밀을 통째로 넘겨줄 수 있는 '국가정보보안기본지침' 위반 사례다.

하 의원은 "군 감시장비에 악성코드가 발견된 사실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재 운용 중인 감시장비가 군사 기밀을 통째로 외부에 넘겨주고 있는지 군 감시장비 일체를 긴급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지난 10월 국방부 감사결과 팬틸트 등 중국산 부품 사용에 보안취약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CCTV 관리 웹페이지 상에 '악성코드'가 아닌 '악성코드를 유포한 이력이 있는 IP주소 1개'가 식별돼 삭제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편 군 당국이 전날 공개한 광망(철조망 감지센서)으로 이뤄진 과학화 경계시스템에도 문제가 발견됐다. 최전방 GOP에 설치된 광망은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을 넘거나 절단할 때 경보음이 울리는 원리로, 즉각적인 경계 병력 투입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 3일 50여kg의 기계체조 선수 출신으로 알려진 북한 남성 A씨가 고성 지역의 GOP 철책을 뛰어넘을 당시엔 울리지 않았다. 군이 '만능'처럼 여겨온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근본적 한계가 노출된 셈이다. 군은 외부 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부품임에도 불구하고 2015∼2016년께 구축이 완료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주민의 월남 사건 계기 광망을 정밀분석한 결과 광망 주요 구성품 중 '상단 감지유발기' 핵심 부품인 나사가 당시 풀려 있어 기능상 결함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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